WCR -1: 2019-02-14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암호화폐의 심장과 영혼에는 아주 펀더멘탈한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다.
암호화폐 세계에서 탈중앙화는 누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제를 지배할 것인가, 대중인가 아니면 지배자들인가 하는 문제만큼 중요하다.
탈중앙화는 또한 암호화폐업계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이 이뤄지는 토픽 가운데 하나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와 관련된 헤드라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도지코인이 NEM, 스텔라, 그리고 나노보다 더 탈중앙화됐다”
“리플 스캔들은 계속된다: 중앙화냐 탈중앙화냐?”
“블록쇼 패널리스트들이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탈중앙화의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밝혀주는 경우는 드물다. 암호화폐에 있어서 이는 큰 문제다.
암호화폐의 종류에 따라 탈중앙화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내용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예를 들면 작업증명(POW) 방식을 사용하는 암호화폐들을 생각해보자. 채굴자들은 암호화폐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소모적인 컴퓨터 계산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탈중앙화’는 그 누구도 전체 연산 능력을 50% 이상 통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2. 지분증명(POS) 방식의 암호화폐들은 매우 다른 동물이다. 지분증명이 규정하는 기준은 연산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얼마나 많은 코인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할수록 더 많은 투표권 행사가 가능하다. 네트워크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는 그 누구도 전체 코인의 50% 넘게 통제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3. 리플과 IOTA 3 유형을 대표한다. 이들 코인의 경우 모든 활동은 조정자(Coordinator)에 의한 확인을 요구한다. 조정자는 사실상 네트워크를 설립한 개발자팀의 일부다. 이는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 코인의 생성 방식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탈중앙화를 둘러싼 논쟁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가열될 경우 훨씬 더 혼란스러워진다. 사실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취하기 보다는 적을 괴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진다.
그리고 어떤 암호화폐 플랫폼에 관해 이야기를 하건 탈중앙화라는 측면은 일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놀랍게도 분산앱들(dApps)들이 기반으로 삼는 다른 플랫폼들은 놀랍게도 탈중앙화 되지 않았다. 두 가지 일반적 사례를 제시하겠다.
리플의 XRP 너무 중앙화되어서 제대로 암호화폐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인가?
리플 회사가 XRP 토큰 공급량의 약 6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리플은 제대로 된 암호화폐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리플은 또한 네트워크상의 모든 확인자 노드(채굴자)들을 직접 선택한다. 그리고 확인자 노드들은 비판적이다. 그들의 협조가 없다면 원장은 해체될 것이다.
하지만 XRP 팬들은 리플 네트워크가 가장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XRP 팬들이 정말로 탈중앙화 되어 있는 XRP의 한가지 측면, 즉 모든 확인자는 동등하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와 달리 리플의 경우 그 어떤 채굴자도 네트워크 자원을 50% 이상 통제할 만큼 성장할 수 없다. 그리고 모든 확인자가 동등하다면 확인자가 많아질수록 원장의 탈중앙화는 더 진전되어야 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옹호론자들은 세계 모든 암호화폐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가장 탈중앙화 됐다 주장한다
한 가지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주장이 옳다. 이론상으로는 누구든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채굴자가 될 수 있다.
컴퓨터를 인터넷에 접속하고 전원을 키기만 하면 이들 암호화폐 중 어느 하나의 컨센서스 구축에 적극 참여하는 채굴자가 되는 것이다. 진입 장벽이 없다는 것은 모두에게 공평한 접근 기회를 보장해준다.
이와 대조적으로 말 그대로 다른 시스템들의 경우 채굴에 참여하려면 토큰을 구매하거나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특성은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추세를 이끄는 요소가 된다.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하지만 비트코인의 역사는 실행 과정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산업 자본 규모를 갖춘 소수의 채굴자들이 네트워크 연산 능력의 큰 몫을 통제하게 됐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POW) 방식 암호화폐들은 탈중앙화됐다고 있는가?
대답은 예스(Yes)이자 노(No)다.
비트코인은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탈중앙화 됐다. 그러나 거대한 규모의 채굴자 두 셋이 블록체인 채굴에 사용되는 자원의 대부분을 통제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에서는 아주 중앙화됐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고민된다면?
놀랄 일은 아니다. 보시다시피 어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여부는 미묘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들 중 일부가 미묘한 뉘앙스를 지닌 토론에서 거의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됐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믿게 만들려 할 것이다.
암호화폐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될 수 있다. 회색 지대는 존재한다. 그리고 회색지대의 존재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토론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탈중앙화는 암호화폐를 비자와 페이팔 등 단순한 결제 처리 네트워크들과 큰 차이가 나게 만드는 요소다.
탈중앙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암호화폐는 당신들의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는 중앙 당국에 의해 운영되는 여러 데이터 베이스들과 다름 없을 수도 있다. 탈중앙화가 없다면 그 또는 그녀(아니면 그들)가 언제나 올바르게 행동할 것으로 믿는 것 이외 다른 선택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적절한 탈중앙화가 이뤄진다면 세상은 달라진다. 사람들은 결코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 이외 다른 사람들 믿도록 강요 받지도 않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최근 암호화폐 자산으로 인정받으려면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반드시 탈중앙화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SEC는 이 문제를 이렇게 정의했다. “일반적 통제 하에 있는 어떤 사람이나 그룹”도 원장에 무엇이 적혀질지 결정할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는 중요한 문제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비공개의 흑백 논리식 토론은 잘못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험하다. 우리 와이스 크립토 레이팅스(WCR) 모델이 각각의 네트워크에서 중앙화를 관심 있게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각도와 기준으로 중앙화를 측정해 두 가지 방식으로 우리 평가에 포함시킨다.
첫째, 우리의 기술 모델에 해당되는 많은 요소들 가운데 우리는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능력을 측정한다.
둘째, 우리 수용 모델의 많은 요소들 중에서 우리는 실제 세계에서 암호화폐의 실질적 탈중앙화를 측정한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