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 6177건…2020년 12월 이후 최대
스트레스 DSR 2개월 유예·주담대 금리 하락 매수세 견인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수도권의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주택 매수세에 불이 붙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집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 0.04%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0.56%에 달하며 오름세를 견인했다. 지난 2021년 10월(0.83%)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17일 기준 6177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7745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6월 계약분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6월 거래 건수는 7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선호도가 높은 단지와 저가매물 위주로 매수 문의가 집중되며 매도희망가격이 상승하는 등 매도자 우위시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증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9월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비롯해 금융채 금리 하락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돌연 2개월 유예했다. 또 실제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다시 2.8%대로 내렸다.
가계부채 증가세에 화들짝 놀란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지만, 보름 새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 이상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55조3851억원으로, 6월 말에 비해 3조2325억원이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간담회를 소집하는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며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렸다. 다만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인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산금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집값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시기에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투자 수요까지 유입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공급 전까지는 지금의 집값 상승을 방어할 만한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며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고,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매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금처럼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은 여전히 변수”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실제 금리가 인하된다면 집값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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