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1 작업증명과 지분증명, 차이는?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2 이더리움 하드포크 명칭에는 ‘목표’가 담겨있다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3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 4가지 미션은?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4 하드포크, 시장 가치엔 어떤 영향 미칠까?

[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가 보안 문제로 연기됐습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에는 어떤 업데이트들이 예정되어 있었는지, 어떤 것 때문에 연기가 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의 큰 틀의 목적은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의 이동이라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구체적인 4가지 미션은 다음의 5가지의 제안서로 나타납니다. EIP145, EIP1052, EIP1014, EIP1283, EIP1234가 그것이죠.

참고로 EIP는 Ethereum Improvement Proposal, 즉 ‘이더리움 암호화폐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제안’의 약자입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직접 제안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합의를 이루면 승인이 되는 개념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더리움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EVM(Ethereum Virtual Machine)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EVM은 바이트코드(bytecode)라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도요. 이 언어는 조합 가능한 모든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256비트의 문자열 정보로 구성되는데요. 사람으로 비유해보면 우리의 뇌가 이더리움의 EVM이라면, 뇌의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가 이더리움에선 바이트코드라고 할 수 있겠죠.

어려운 코드 대신 한글로 쉽게 풀어 설명해보면 네 가지 목표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첫째, 거래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자(EIP145, EIP1283)

EIP145는 우선 비트를 이동시켜 이더리움 거래에 드는 가스 비용을 약 91% 정도 절감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Gas 비용이라고 하니 ‘운반 비용’이라는 느낌이 물씬 드는데 가스 비용은 스마트 계약 시의 수수료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합니다.

EIP1283의 경우도 SSTORE라 불리는 과정을 통 일종의 ‘데이터 저장비용’을 절감을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하드포크가 연기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는 제안입니다.

보안회사 체인시큐리티에 따르면 이 기능이 추가되면 해커 등이 네트워크에 수 차례 재진입하는 방법으로 공격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업그레이드 전에는 이것이 불가능한데 업그레이드를 하고 나면 이것이 가능하다는 위험이 생기는 것이죠.

둘째, 거래 시간을 빠르게 하자(EIP1052)

둘째는 거래 시간 단축입니다. EIP1052 과정은 모든 계약의 코드를 대조해서 확인하는 대신 특정한 해시 값만 확인해 거래를 간편하게 합니다. 규모가 큰 계약의 경우 긴 코드를 다 확인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긴 시간과 큰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사람의 신원을 조회할 때 이름부터 얼굴 생김새, 주민등록번호 등 모든 것을 다 조회하면 시간이 걸리니 지문이나 홍채로 인식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셋째, 거래 과정을 단순화하자(EIP1014)

비슷한 맥락에서 Off-Chain방식의 EIP1014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점심 식사 때 29,900원만 내면 마음껏 음식을 먹는 부페에 가보신 적이 있을텐데요. 입장과 퇴장만 신경쓰지 일단 입장하고 나면 어떤 음식을 몇 접시 먹는지 확인하지 않습니다. 추가로 비용을 받지도 않고요. 만일 입장하고 난 뒤 코너마다 가서 비용을 지불하면 식당 안이 무척이나 혼잡해지겠죠. 거래의 시작과 끝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니 첫번째부터 세번째까지는 서로 비슷한 맥락인 것 같기도 합니다. 거래 시간을 줄이고 과정을 단축하면 필연적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죠.

넷째, 공급량을 줄여서 급작스런 충격에 대비하자(EIP1234)

마지막 EIP1234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항목입니다. 채굴보상을 3ETH에서 2ETH로 줄이는 것이 골자인데요. 이더리움 채굴자를 어부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제는 3마리를 낚는 어망 대신, 2마리 밖에 못 낚는 어망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나 비슷한 이치입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전반적인 공급은 줄어들겠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가격 상승보다도 1편에서 말씀드린 지분 증명 방식으로의 전환 유도의 성격이 강한데요. 채굴의 난이도를 급격히 높이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공급량을 서서히 줄여서 충격이 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이에 따라 ‘난이도 폭탄’이라 불리는 난이도 상승은 뒤로 미뤄둔 상태입니다.

하드포크는 연기됐지만 어떤 것들이 예정되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입니다.

가격에 대한 전망은 다음 기사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