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도대체 ‘인플루언서’라는 게 뭡니까?”

취재하는 동안 만났던 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컨설턴트가 블록체인 업계에서 유독 많이 쓰이는 ‘인플루언서’라는 생소한 용어에 대해 물었다.

최근 SNS에서 팔로워 수가 많아 연예인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나는 그에게 ‘인플루언서란 텔레그램이나 카톡방을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코인 투자 정보를 주는 사람들을 말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투자 방법을 설명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는 실소를 터트리며 했다.

“개판이네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암호화폐 시장이 얼마나 엉망인지 알겠다는 반응이었다. 사실이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는 ‘개판’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내가 블록체인 전문 기자로서 취재했던 단 몇 달 동안에도 거래소 먹튀, 공구방 다단계 사기, 코인 가격 펌핑 등의 사건이 거의 매일 일어났다. ICO와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규제할 방법이 없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무법지대나 다름없다.

무법지대에서는 비전문가와 사기꾼들이 판을 친다. 인플루언서, 엑셀러레이터, 컴퍼니빌더, 인큐베이터, 마켓메이커, 이름뿐인 VC 등 비슷한 역할을 조금씩 다른 용어로 포장한 이들투성이다. 한 투자자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사람을 만나면 얼굴만 봐도 사기꾼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블록체인이 주목받은 지 길어야 2~3년 정도인데 전문가가 있을 리 없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구성 멤버는 비즈니스 경험이 부족한 개발자 출신이 대부분이다. 또한, 취재하면서 만난 소위 ‘블록체인 전문가’ 들은 손쉽게 이더리움 기반 토큰을 발행하고 운 좋게 ICO를 일찍 시작해서 성공적으로 자금 모집을 마친 프로젝트 관계자이거나, 암호화폐 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이다. 전문가라고 내세울만 한 능력과 사업 경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들이 만든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에 허점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기자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별반 차이가 없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국내 최대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성과 적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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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고 묻자 컨설턴트는 “컨설팅 업계는 블록체인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종사자와 투자자에게는 전부처럼 보이는 이 시장이, 전체 금융시장의 1%도 차지하지 못하는 구멍가게에 불과하다.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정책 제정에 관심이 없는 이유다.

그래서 전문가가 더욱 절실하다. 전문 경영인을 비롯한 마케팅, 컨설팅, 투자전문가 등 전통적 ‘문과’의 영역을 책임지고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전문가가 진입하지 않으면 구멍가게는 대형마트로 성장할 수 없다. 난장판이 된 구멍가게를 정리하지 않으면 쥐가 들끓는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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