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의 사법당국이 멕시코의 마약 거래 조직과 국제적 범죄단체들이 자금 세탁 경로로 중국의 암호화폐 브로커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아시아 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국경 보안에 관한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은 범죄 조직의 자금 추적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국제단속과의 폴 나이림은 최근 아시아 돈세탁 업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들을 통하면 돈세탁 절차 뿐 아니라 약물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도구 등의 유통도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DEA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8년 동안 미 전역에서 압수한 범죄 자금의 규모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불법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DEA는 중국의 지하 은행 시스템(CUBS)를 핵심적인 돈세탁 경로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UBS는 최근 마약 밀매업자들과 일정 금액 이상의 미화 송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비트코인을 이용하고 있다.

DEA 외에 미 국토안보부 역시 중국의 국제적 범죄조직들이 돈세탁에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암호화폐가 불법 자금의 세탁에 부분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모네로와 지캐시 등을 제외한 암호화폐들은 트랜잭션 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돈세탁에 이용 가능한 범위가 생각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연간 2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자금 세탁 규모 중 암호화폐를 이용한 금액은 다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