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를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내년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였지만 투자자들은 점도표가 9월과 달라지지 않는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A trader works on the floor of the New York Stock Exchange (NYSE) in Manhattan in New York, U.S., October 11, 2018. REUTERS/Brendan McDermid

지난 주 공식적인 조정장에 진입한 주요 지수가 또 한 차례 휘청거린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 베어마켓 경고가 고개를 들었다.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07.53포인트(2.11%) 급락하며 2만3592.9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4.01포인트(2.08%) 밀리며 2545.9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6.93포인트(2.27%) 떨어진 6753.73에 마감했다.

주가 폭락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으면서 변동성은 크게 치솟았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23.79까지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과 이후 이어진 중국의 ‘양보’에도 주가 상승 모멘텀이 살아나지 않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추세적인 증시 하락이 지속, 투자자들의 패닉이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장중 한 때 최근 고점 대비 20% 급락하며 베어마켓을 연출했다.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소형주에 이어 대형주와 블루칩까지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준 회의에 집중됐다. 18~19일 이틀간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긴축 사이클의 감속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의 경기 전망과 점도표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매파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단기적인 증시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내년 경제에 대한 낙관과 기존에 제시한 내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밖에 90일 시한으로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및 국내외 경제 지표 둔화가 주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가 공개한 12월 건설업계 경기 신뢰가 56을 기록해 2015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역시 12월 12.4포인트 급락하며 10.9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21에 크게 미달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과 연준 회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내외 경기 사이클이 꺾였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말레이시아 정부의 1MDB 스캔들 관련, 기소 소식에 3% 가량 떨어졌고 베스트 바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시장수익률 하회’ 투자의견을 제시한 데 따라 6% 이상 급락했다.

이 밖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 떨어지며 배럴당 49.88달러에 거래됐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