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블록체인협회 VS 금융정보분석원, 신규계좌 놓고 한 판

– 금융정보분석원의 인정… 정상적 방법 아니다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금융정보분석원이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은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편법임을 인정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와의 토론 도중 나온 발언인데 정부가 스스로 규제의 근거가 없음을 인정한 꼴이 됐다.

 

21일 국회 도서관에서는 블록체인산업 육성2법 개정방향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구태언 테크앤 로(Tech & Law)변호사가 발제자로 나섰으며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는 송창영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 유재훈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 캠퍼스 학장, 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나섰다.

 

◆ 한국블록체인협회 VS 금융정보분석원, 신규계좌 놓고 한 판

 

이 자리에서 금융정보분석원과 블록체인협회가 충돌했다. 협회가 선제공격을 했다. 최화인 학장은 “현재 정부는 구체적 내용 없이 은행과 거래소에 의무만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규계좌 발급이 금융거래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현 체계에서는 의심 거래가 발견될 경우 모든 거래를 중지해야 하지만 실명 가상계좌가 발급될 경우 해당 계좌만 중단시키면 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학장은 “자금세탁방지에 관한 기준을 제공하지 않은 채 자금세탁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신규 가상계좌가 발급되면 본인인증이 가능하고 불법 금융거래 사전 차단이 가능하다. 금융정보 제공 기능도 할 수 있다. AML의 한 방법으로 가상계좌 발급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신규계좌 발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금융정보분석원은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상호평가 현지심사를 이유로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실장은 “자금세탁방지 노력을 하지 않으면 현지심사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은행이 거래소와 거래함에 있어 자금세탁 이슈가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미로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거래소에 직접적인 의무를 부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거래소도 자금세탁방지(Anti Money Laundering ,AML)를 하고 싶어 한다. 구체적인 기준안을 제시하지도 않았으면서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받아쳤다.

 

◆ 금융정보분석원의 인정… 정상적 방법 아니다

 

유 실장도 이런 방식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편법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이긴 하다”면서 “6월 FATF 규정이 나오면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다. 시행령, 규칙도 만들 것”이라 말했다.

 

신규계좌 발급 중단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용 충남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본 가치는 자유와 시장경제다. 자유로운 거래가 기본이고 그것을 거래할 때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거래소들에 대해 규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계좌 발급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는 상황이면 공정거래 위반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