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예상과 일치한 중간선거 결과에 뉴욕증시가 축포를 터뜨렸다.

달러화가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블루칩과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하원이 민주당의 손에 넘어가면서 미국 의회의 이른바 그리드락(교착 국면)이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사자’에 무게를 실었다.

월가의 황소상 [사진=블룸버그]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의 사임 소식도 장 후반 주가 랠리에 힘을 실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견제 세력의 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풀이된다.

월가 투자은행(IB)은 경제 정책 변화를 감안, 섹터별 전략을 세우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45.29포인트(2.13%) 랠리하며 2만6180.3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8.44포인트(2.12%) 뛴 2813.8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94.79포인트(2.64%) 치솟으며 7570.75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나란히 3주간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주식시장은 일단 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에 의미를 실었다.

중간선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던 중산층 세금 인하를 포함해 경기 부양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인프라 투자에 속도가 붙으면서 에너지와 산업재, 소재 섹터에 훈풍이 예상되는 한편 양당의 공동 타깃에 해당하는 제약 섹터가 하락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정치권 칼바람도 예고됐다.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부터 주요 정책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결과 관련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자신이나 행정부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경우 전시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선거 열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주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12월과 이후 정책 향방에 대한 힌트가 관심사다.

월가는 추가 부양책의 시행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도 주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퍼스널 캐피탈의 크레이그 브릭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날 선거에 이변이 없었고, 이번 결과가 2020년까지 경제 펀더멘털을 크게 바꿔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하지만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마찰이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방관한다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 그의 하차가 확실시됐다.

종목별로는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가 9% 랠리했고, 노블 에너지와 애너다코 정유가 각각 4%와 5% 선에서 강세를 보이는 등 에너지 종목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다.

패션 유통업체 마이클 코어스는 3분기 매출액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데 따라 15% 이상 폭락했고, 오피스 디포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기대 22% 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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