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포함한 IT 주요 종목의 변동성이 비트코인을 앞지르는 등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대장주의 역습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금리 상승과 강달러의 파장이 기업 실적에서 확인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주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96.24포인트(1.19%) 떨어진 2만4688.31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6.88포인트(1.73%) 내린 2658.6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51.12포인트(2.06%) 급락하며 7167.21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중 하락을 기록했다.

IT 섹터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특히 전날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이 장중 10%에 이르는 급락을 연출한 뒤 낙폭을 8% 선으로 축소했다.

4분기 매출 전망이 월가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팔자’가 쏟아졌고, 이는 연말 미국 실물경기 전반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기록을 세웠던 아마존 주가가 폭락한 데 따라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장중 기준 150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떠안았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역시 3분기 매출액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데 따라 3% 선에서 하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가했다.

이날 개장 전 미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호조를 이뤘다. 지난 7~9월 미국 경제가 3.5% 성장, 시장이 기대했던 3.4%를 웃도는 성적을 거둔 것.

하지만 내용을 지켜본 월가는 난색했다. 소비자 지출이 4.0% 급증하며 성장을 이끌었지만 기업 투자가 0.8%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됐다는 지적이다.

수출 감소에서도 이 같은 정황이 포착, 투자자들 사이에 4분기 이후 경기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됐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해외 증시의 약세 흐름이 날로 악화되는 데 시선을 집중했다. 신흥국은 물론이고 유럽 증시까지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 뉴욕증시의 ‘나홀로 강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알파벳의 4분기 매출 전망에 대한 실망이 주가 급락을 야기했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될 여지가 높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이 얼마나 크게 꺾일 것인지 여부와 7위안 돌파를 눈앞에 둔 위안화 환율에 따른 충격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부분이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켈리 보그다노바 부대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투자 심리가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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