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기다리는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은 그 자체만으로 큰 호재가 될 이슈입니다.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 그리고 비트코인이 주류 금융에 편입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ETF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지만 위험은 시장의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실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비트코인 ETF에 투자해도 비트코인의 소유권은 투자자에게 없다는 것이죠.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이 직접 코인을 보유하지는 않더라도,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에 시장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반에크(Vaneke)와 솔리드X(SolidX)가 신청한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수 차례 승인을 연기해 내년에나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소식은 이미 접하셨을텐데요. 아직 확실한 것은 없지만, 복선이 될 수 있을만한 미팅이 지난 9일에 열렸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반에크와 솔리드X, CBOE 대표자들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갔습니다. SEC 신임위원 엘라드 로이즈먼(Elad L. Roisman) 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돌아왔는데요. 로이즈먼은 트럼프가 새로 임명한 위원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목소리를 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SEC가 이 미팅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반에크 솔리드X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무엇인가

솔리드X는 2015년 비트코인 ETF를 시작했고 2017년 반에크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반에크는 70개 넘는 펀드를 통해 460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고요. 솔리드X의 창립자들은 비트코인 생태계에는 2011년에 발을 들였지만 그 전에는 전통적인 금융과, 법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주체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BZX거래소인데요. ‘반에크-솔리드X 비트코인 ETF(VanEck-SolidX Bitcoin ETF)’ 승인 요청을 SEC에 제출한 바 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주당 25비트코인, 최고 상한액이 2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도난이나 손실에 대비해 트러스트가 금액을 보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1. 타임라인

솔리드X 비트코인 ETF는 S-1 양식 증권신고서를 2016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했습니다. 이후 SEC는 2017년 3월 이를 거절했는데요. 주요 이유는 미국 증권거래법 섹션 6(b)(5)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사기’와 ‘조작’의 가능성이 짙고 시장의 규모도 작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이전에 승인된 상품 트러스트 ETP는 잘 정립된 시장이고 ETP를 상장한 거래소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승인이 가능했던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1. ETF 트러스트를 승인해야 하는 5가지 이유

그 이후 반에크와 솔리드X는 아직까지 승인이 되지 않고 있는 ETF를 승인해야 하는 이유 5가지를 들었는데요.

반에크 솔리드X는 상품, 시장구조, 환경이 2017년 3월 이후 많이 변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첫째, CME, CBOE, 레저X와 같은 다양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 비트코인 파생시장이 이미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1억5,000만달러에서 2억달러에 달하는 거래량이 CME와 CBOE 이 두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두번째, 상장될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OTC 장외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둘 것이라는 점입니다. 24일(현지시간) NewsBTC는 기관 투자자들이 OTC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시장 조작 문제이나 가격 신뢰성 측면에서도 오히려 거래소보다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SEC가 ETF 승인 여부를 심사할 때 고려하는 중요 기준 가운데 하나가 시장 조작이나 사기 가능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안정적일 수 있고요.

CFTC가 장외거래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장외 거래 가격은 투기에 사용될 가능성은 적다는 주장입니다. 20만달러(약 2억원)는 큰 돈이기 때문엔 개인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도 투기성이 적다는 근거로 꼽혔습니다.

세번째, 정보 공유의 확산입니다. CME 거래소는 세계 시장간감시그룹(ISG)의 멤버입니다. ISG는 32개 거래소가 회원사로, 각국의 증권·선물시장간 불공정거래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모인 다자간협의체입니다. 투명한 거래를 보장할 환경은 이미 충분히 되어있다는 것이죠.

네번째, 거절 이유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SEC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승인 거절의 이유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The Commission notes that bitcoin is still in the relatively early stages of its development and that, over time, regulated bitcoin-related markets of significant size may develop. Should such markets develop, the Commission could consider whether a bitcoin ETP would, based on the facts and circumstances then presented, be consistent with the requirements of the Exchange Act”

비트코인 시장이 아직 덜 발전됐고 만일 발전되는 시점이 온다면 고려해볼만하다고 했는데 이 ‘상당한'(Significant)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모호하고 자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출처:SEC)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기관화의 물결 속에 반에크 솔리드X가 제시한 ICO와 ETF ‘이중규제’ 표를 공유합니다. ICO는 되고 ETF는 안된다는 반에크 솔리드X의 의견을 SEC가 경청해줄 지 주목됩니다.

오늘의 크립토 투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