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8월 고용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시간당 평균 임금이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하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겨냥한 베팅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

신흥국 위기 상황의 전염이 날로 뚜렷해지면서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최근 힘을 얻었지만 이날 고용 지표가 상황을 뒤집어 놓았다.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 추이 [출처=블룸버그]

7일(현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1000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19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보다 시장 전문가들이 시선을 모은 것은 임금이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2.9% 상승했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주요 외신과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이날 지표를 근거로 연준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9월 금리인상으로 올해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후퇴한 셈이다.

PNC 파이낸셜의 거스 파우처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연준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과열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임금 정체는 연준을 혼란스럽게 하는 쟁점이었으나 통화정책 결정이 이제 한층 명료해졌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월가 트레이더들이 금리 상승에 적극 베팅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7%까지 상승,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으며 10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10년물 수익률 역시 2.93%까지 올랐고, 30년물 수익률도 3.095%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유로/달러 선물은 이달 연준의 금리인상을 확실시하는 한편 12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예고했다.

MUFG의 크리스 러프키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고용 지표 호조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연방기금 금리가 중립 수준까지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뚫고 오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용 지표가 발표되기 전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준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이 금리를 더욱 빠르게 올리지 않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판단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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