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전날에 이어 IT 섹터를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무역 마찰 속에 반도체 칩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신흥국 사태의 전염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랠리를 주도했던 IT 대장주를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시행할 경우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월가는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0.88포인트(0.08%) 오른 2만5995.8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0.55포인트(0.37%) 떨어진 2878.0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72.45포인트(0.91%) 밀린 7922.73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칩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이셰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2% 가까이 급락한 한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8% 선에서 하락했고, 랜 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각각 6%와 4% 내외로 떨어졌다.

모간 스탠리와 반도체 칩 업체 KLA 텐코가 수요 둔화로 인해 3분기 관련 업계의 실적이 꺾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팔자’를 부추겼다.

이 밖에 IT 주요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애플과 페이스북이 2% 내외로 밀렸고, 알파벳과 넷플릭스도 1% 이상 떨어졌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경우 IT 제품의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데다 신흥국 자산시장의 도미노 하락이 멈추지 않자 전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승 폭이 컸던 기술주로 매도 공세가 집중됐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크라비츠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 증시 전반에 대해 상대적으로 크게 아웃퍼폼했던 IT 종목이 매도 타깃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케니앤코의 피터 케니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IT를 중심으로 한 뉴욕증시의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짜리 관세를 시행할 경우 최근 IT를 필두로 한 주가 조정에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틀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협상에 나선 미국과 캐나다 대표 팀은 여전히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맹비난한 뉴욕타임스(NYT)의 기고문 사태로 워싱턴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가 술렁이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오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신흥국 위기 상황이 확산,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이날 블룸버그는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제롬 파월 의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민간 고용 조사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집계한 8월 신규 고용은 16만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 18만2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7일 발표되는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0만건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2분기 생산성은 2.9%로 보합을 나타냈고,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8월 서비스 경기 지수는 58.5를 기록해 전월 55.7에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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