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주말을 앞두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마비 증세를 보였다. 좁은 박스권에 갇힌 채 꼼짝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한 것.

 

관세와 환율, 금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쏟아낸 발언을 소화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투자자들은 20~21일 이틀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무역 마찰의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는 저조하다.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38포인트(0.03%) 내린 2만5058.1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66포인트(0.09%) 하락한 2801.8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5.10포인트(0.07%) 떨어진 7820.20에 마감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날을 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또 한 차례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필요할 경우 5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를 잠시 내려 놓았던 투자자들은 다시 불안감을 내비쳤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 조작이라며 강경한 어조로 대응하자 무역 마찰에 이어 환율전쟁이 점화될 가능성이 부각됐다.

 

최근 강세 흐름을 탔던 달러화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7%와 0.8% 하락했고,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0.9% 밀렸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0.8% 가량 후퇴하며 94.41에 거래됐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 가운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6bp(1bp=0.01%포인트) 뛴 2.89%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말 G20 회담에서 국제 무역과 관세가 핵심 아젠다로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각국 대표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무장관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위험 수위로 치닫는 관세 전면전에 대한 돌파구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는 엿보기 어렵다.

 

스파르탄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무역전쟁 리스크를 또 한 차례 점화시켰다”며 “이 때문에 실적 호조에 상승 탄력을 받던 주식시장이 방향을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다우존스 지수에서 퇴출된 GE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4% 이상 급락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호재로 2% 가까이 뛰었고, 페이스북이 1% 이내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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