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발라지(Balaji)와 메드락(Medlock)은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 달러가 될 것이다’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100만불짜리 내기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은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의 트윗에 리트윗을 했다. 잭 도시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발라지는 잭 도시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고 거래소에서 코인을 꺼내라”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얼마 뒤 제임스 메드락(James Medlock)이라는 사람이 “미국은 초인플레이션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데 100만 달러를 걸겠다”고 했고, 발라지가 이 제안에 응해 100만불짜리 내기가 성사됐다. 빌라지가 내건 조건은 ’90일 안에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내기를 떠나 어떤 상황이 충족돼야 비트코인이 90일 만에 10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온다면 세계 경제질서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PA뉴스는 bocaibocai.eth의 글을 통해 가능성을 소개했다.

# 가능한 시나리오 “초인플레이션 일어나고 금융위기 출현해야”
비트코인 ​​가격이 90일 내에 100만 달러를 돌파하면 발라지가 이긴다.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bocaibocai.eth는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은 극심한 금융위기가 출현해야 할 거라고 지적한다.

즉 미국에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나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가 앙등하면 달러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구매력이 희석되면서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생긴다.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 등의 파산이 중앙집중식 금융 시스템의 위험성을 노출하면서 공황을 촉발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연방준비제도는 구제금융을 위한 인쇄기를 가동했다. 그러나 연준의 구제 정책은 과도한 레버리지, 불투명한 금융상품, 규제 부재 등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현안을 미래로 미뤄놓은 것 뿐이었다.

여기서 잠시 사토시가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세긴 문구를 되돌아보자.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수 많은 국가와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규모 구제책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미래에 터질지 모르는 더 큰 지뢰를 일시적으로 덮어둔 것이고, 이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기존 금융시스템을 불신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최근 시장에 퍼진 패닉 속에 미국 정부와 주요 금융기관이 대책 논의 후 내놓은 조치는 중앙화된 금융에 대해 불신을 갖는 더 많은 사람을 양산했다.

이는 은행의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오히려 비트코인 내러티브를 강화했고 비트코인의 반등을 가져왔으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인지 안전자산인지에 대한 논의도 촉발시켰다.

이런 공황 정서와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발라지의 내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발라지의 의도는 뭘까? 발라지는 시장의 포모(FOMO)에 기름을 부음으로써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르면 내기에서 100만 달러를 잃더라도 대규모 투자를 하는 자신은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 초인플레이션 사례는 있지만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개념은 뭘까? 간단히 말하면 화폐의 구매력이 엄청 떨어지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짐바브웨다. 2008년 짐바브웨의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11,200,00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100조 짐바브웨 달러로는 두루마리 휴지 하나도 살 수 없다.

짐바브웨 같은 작은 나라가 아니더라도 역사상 대국의 통화시스템 붕괴로 인한 인플레이션 사례도 있다. 1998년 러시아 루블 위기를 들 수 있다. 러시아는 당시 부채를 갚지 못했고 이로 인해 루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가 발생해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연준이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양적완화를 진행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를 다시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도 알고 있다. 연준의 재무제표를 보면 팬데믹 기간 중 발행한 돈이 2008년 금융위기 때 발행한 돈을 훨씬 초과한다.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는 계속 있어 왔다. 마윈은 팬데믹 당시 상하이 금융서밋에 가진 연설에서 “연준이 이번 팬데믹에서 찍어낸 양적완화는 미래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초월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현재 금융체계에 존재하는 어떤 뇌관이 터질지 모르고 미래 인류의 화폐 체계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르지만 필자는 90일내에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가 될 가능성은 99.9% 없다고 생각한다.

# 달러 붕괴는 전세계의 문제
러시아나 짐바브웨 사례를 미국에 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루블의 문제는 러시아에 국한되지만 달러의 문제는 곧 세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90일내에 달러가 급락한다면 전세계가 미국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할 것이다.

미국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 통화이자 결제 통화이며 국제 무역 및 금융 시장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 달러의 급격한 평가 절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첫번째는 글로벌 무역 문제다. 달러 가치 하락은 다른 나라 법정통화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대다수 국가는 수출입에 달러를 결제 통화로 사용한다. 미국 달러의 가치 하락은 해당 국가의 수출 가격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각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수입품의 가격도 변할 수 있으며 이는 역시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기축 통화의 가치 하락 문제다. 많은 국가에서 미국 달러로 외환 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 달러 약세는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의 감소를 뜻하고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한다는 의미가 된다.

셋째 통화 전쟁 위험이다. 미국 달러의 평가절하 압력에 대응하여 각국은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통화 전쟁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국제 경제 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

만약 달러에 초인플레이션 위험이 발생하면 전세계가 나서서 달러를 구하려 들 것이다. 선진 5개국(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이 1985년 체결한 플라자협정은 각국 정부의 협조를 통해 달러 환율을 낮추는 것이다.

미국은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 달러와 금 사이의 고정 환율 연동제를 해제함으로써 달러 대비 각국 통화 환율도 변동되는 체제를 가져왔다. 그 후 일정 기간동안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환율 변동이 심했다. 당시 연준은 일련의 긴축 통화정책을 채택했지만 결국 미국의 무역적자는 확대되었고 국내 경제는 압박을 받았다. 높은 환율은 미국의 수출을 방해하고 수입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가중되었고 미국 제조업에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다른 주요 경제국들과 달러 환율을 조정하는 협정을 맺게 된다. 당시 이들 5개국은 주로 중앙은행을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중앙은행은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자국 통화로 달러를 사들인다. 달러의 공급이 증가하면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환율이 당연히 하락한다.

플라자협정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에서 발생한 자산 거품과 독일의 유럽 통화체제에 대한 영향 등이 그런 것이다. 세계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는 국제통화체제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다. 미국 달러의 변동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전 세계의 경제 질서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발라지의 이번 내기는 시장 분위기를 이용하고 비트코인 내러티브를 이용하려는 마케팅 이벤트에 가깝다. 비트코인이 90일 안에 1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위험해지면 전세계가 함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 비트코인은 최고의 헤지 수단, 비트코인이 중요한 역할할 것
그러나 오늘날 다양한 중앙 집중식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는 사건은 기존 중앙 집중식 금융 시스템이 우리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이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유 중 하나다. 거짓말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기존의 중앙 집중식 금융 시스템을 100% 신뢰할 수 없더라도 우리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이 혼돈의 세계에 대한 최고의 헤지 수단일 수 있으며, 앞으로 닥칠지 모를 금융 위기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도달하는 날을 한편으론 보고 싶지 않다. 그런 날이 온다면 세계 질서가 어떤 모습일 지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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