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평균 환율 1320원 예상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내년 원·달러 환율은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달러화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성장 둔화 등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이 마무리 되면서 달러 약세, 한미 금리차 축소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국책·민간 경제연구기관 등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0~1360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1188.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미 긴축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10월 1444.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찍었다. 미 연준 긴축 속도조절 기대로 이번 달 1300원대 초반에서 안착하는 등 원화가 과도하게 저평가 됐던 국면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미 통화당국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무역 적자 개선 등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위축,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 등에 따른 대외 변동성 위험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재개로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 종료되면서 환율이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1400원, 하반기 1340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물가 고점 통과로 금리인상 중단 전망이 커지고 있으나 내년 1분기까지는 인상 사이클이 유효해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 달러 강세 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나 경기 침체 우려 부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재개 가능성 등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 속에 평균 132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343.3원으로, 하반기에는 1295.0원으로 1300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있지만 한·미 금리 격차 축소로 하반기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연평균 1319.2원 내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달러-원 환율의 평균치가 올해 전망치 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은 평균 1233.9원이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평균 1378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1305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도 달러-원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평균 환율은 올해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내년 1분기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된 이후 점진적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나 물가 재급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통화 긴축과 안전자산 선호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내년 달러-원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환율 수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 실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상반기에 추가 금리인상, 하반기에 금리인상 중단과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로 달러화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원화 약세로 작용하겠지만, 내년 유가가 올해에 비해 다소 하향 안정되고 내년 중국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원화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현 수준보다 더 하락하기 위해서는 미 연준이 금리동결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수준에서 환율이 더 하락하기 위해서는 기조적으로 글로벌 수요가 반등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반등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연준의 통화정책이 적어도 금리동결, 혹은 인하로 방향을 선회해야 하는데 해당 시점은 내년 2분기는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달러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환율 하락세가 1300원대 초반에서 더욱 진행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수출 성장세 모델을 이용해 환율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 보면 내년 초까지 1300원대 중반 수준에서 등락하다 내년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긴축,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내년 다시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욱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빠른 정책 정상화 속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 메모리 칩 다운사이클 등으로 3개월 내에 다시 1400원까지 상승한 뒤 6~12개월 내 1300원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경기침체가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어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년 초 다시 1400원으로 오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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