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블록미디어는 2023년 신년 기획으로 유망 기업, 스타트업, 프로젝트 대표들을 만나보는 시리즈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디지털 자산시장과 블록체인 기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유망주를 만나 보고, 이들의 비전을 들어보는 기획입니다.

그 첫 순서는 마리나체인 하성엽 대표입니다. 마리나체인은 ‘해운 탄소배출권’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리나체인 하성엽 대표 “해운 탄소배출권 거래, 우리 통하면 해결”

마리나체인의 하성엽 대표, 김다원 CVO는 해운 관련 비즈니스와 NFT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청년 창업가다.

마리나체인은 블록페스타 2022 ‘웹3 스타트업 피칭 대회’에서 2등을 수상했다. 마리나체인은 피칭 대회에서 해당 산업군(친환경 선박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높은 지식 수준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는 지난달 NFT 상설 전시장 ‘언커먼 갤러리’에서 이뤄졌다.

Q. 마리나체인은 어떤 프로젝트인가

마리나체인은 싱가포르에 설립된 해운 탄소 배출량 규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웹2와 웹3 기반 솔루션을 제공해 탄소 배출량 계산에 어려움을 겪던 선사들이 손쉽게 탄소 규제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한다.

UN 산하 기구인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는 중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체 디자인 및 엔진의 연료 효율성 개선으로 탄소 배출량을 10~20%가량 줄였지만 2023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규제로 해운사들은 직접적으로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현재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박 개조 등에 대략 1.4~1.9조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그만큼 선박 개조는 고비용을 요구하며, 아직 분명한 대체 연료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마리나체인은 당장 탄소배출량 감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탄소배출권’ 구매로 보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1톤의 이산화탄소 혹은 이에 상응하는 다른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증서로 기업간 거래가 가능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탄소배출권은 정부가 발행하고 교부하는 ‘규제 탄소배출권(CCC, Compliance Carbon Certificate)’과 민간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수행해 얻는 ‘자발적 탄소배출권(VCC, Voluntary Carbon Certificate)’로 나뉜다.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량 중 80%를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가 차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를 시스템으로 구축할 경우 기업부터 일반인까지 쉽게 탄소배출권 매매가 가능해진다. 마리나체인은 다양한 참가자가 있을 수 있는 자발적 탄소배출권에서 시작하고 있다.

대부분 해운사는 선박 운행을 하면서 생기는 엄청난 데이터를 가공하지 않고 모아두기만 했다. 해운사들이 엔진 온도를 낮췄다는 등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했다는 데이터 제출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온도, 압력 등 메인 엔진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가공해서 탄소 저감에 기여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데이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료 소모량 감소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 선박에서 근무하면서 매일 정오에 하루 연료 소모량을 기록하고 있다.

Q. 프로젝트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마리나넷(MarinaNet)과 마리나엑스(MarinaX) 두 가지가 있다. 마리나넷은 선박 운항 데이터 관리 분석 및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웹 플랫폼이다. 마리나엑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탄소배출권 플랫폼이다. 마리나넷이 선박의 배출량을 관리 감독하고 IMO 호환 보고서를 생성한다. 만약 선박이 IMO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마리나엑스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다.

마리나엑스는 소매 투자자와 친환경 프로젝트, 해운사가 탄소배출권을 판매, 구매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이다. 마리나토큰(MRN)이 유틸리티 토큰으로 사용된다.

선박은 탄소배출권 규제에 속해있지 않다. 그러나 EU에서 가장 먼저 선박도 EU ETS에 포함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IMO에서도 계속해서 논의 중에 있다. 추후 선박에 관련 규제가 적용될 경우 두 플랫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마리나체인은 COOV(쿠브)나 디파이(DeFi)처럼 특별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보다 실제 산업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전한 데이터 저장과 탄소배출권을 NFT로 만드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쿠브는 질병관리청이 만든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코로나19 예방 접종 시스템이다.

[마리나체인 하성엽 대표, Blockmedia]

Q. 마리나체인은 블록페스타 2022 피칭 대회에서 ‘친환경 선박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지식 수준이 높다’는 호평을 받았는데

하성엽 대표) 일치한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친환경 프로젝트는 매우 많지만, 비즈니스 플랜이 없는 회사가 많다. 마리나체인은 ‘친환경’과 ‘블록체인’, ‘기존 해운산업’을 연결한 명확한 비즈니스 플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리나체인은 해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운업 전문성(specialty)’을 가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내년 1월부터 강화되는데 많은 해운 기업은 이에 대한 대응책이 없다. 마리나체인이 이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22년 1월부터 IMO 규정에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탄소집약도지수를 제출해야 한다. 탄소배출 효율 기준에 분류된 각 선박의 등급을 기한에 맞춰 등급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선박 운용이 불가능하다.

Q. 하성엽 대표와 김다원 CVO는 해운업에서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나

하성엽 대표)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친환경 선박을 전공했다. 선사에서 근무하면서 해운업의 기존 문제점들을 현직자로서 잘 알고 있었다. 해운업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 시장 조사를 해본 결과 청년 창업이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에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과 친환경 규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해운업에 적용할 수 있었다.

김다원 CVO) 영국 세인트마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2021년부터 NFT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NFT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블록체인 개발자들과 많은 교류의 경험도 있다. 또한 가족들이 다 해운업에서 종사했기 때문에 해운업의 기존 문제점들을 남들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과 해운업을 사업적으로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겠다고 생각했다.

Q. 마리나체인은 왜 폴리곤 네트워크를 선택했나

김다원 CVO) 다른 네트워크와 비교했을 때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폴리곤이라고 생각했다. 솔라나도 고려했었으나 NFT 시장이 더 활성화된 곳이 폴리곤 네트워크라고 판단했다. 폴리곤이 슈퍼넷과 같은 친기업 정책을 실행 중인 것도 고려했다.

폴리곤은 이더리움 사이드체인 플랫폼이다. 슈퍼넷 체인은 폴리곤을 이용하는 프로젝트들이 추가 호스팅과 운영비용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마리나체인 김다원 CVO, Blockmedia]

Q. 해외 블록체인 시장과 국내 블록체인 시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성엽 대표) 싱가포르는 기업친화적 국가로 법이나 행정적 측면에서 회사 운영이 수월해 싱가포르 지사를 두고 있는 회사가 많다. 그래서 다양한 거래소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웹3 회사도 많이 있다.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아 그 차이를 말하기는 어렵다.

김다원 CVO) 특히 탄소배출권의 경우 한국에선 창출되지 않아 해외에서 가져와야 한다. 싱가포르 CIX에서 판매자를 통해 구매한다. 해운업의 경우 중심지가 유럽이나 미국이기 때문에 유럽의 방향을 따라가고 있어 그 점도 중요하다.

Q. 해운업은 보수적인 산업으로 유명하다. 보수적인 해운 산업에서 신기술인 블록체인 도입에 어려움은 없었나

선사와 첫 미팅 시 블록체인 설명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대한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반응이 상이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해운업의 경우, 디지털 도입이 타 산업에 비해 더디다. 그래서 선사와의 미팅에서 웹2와 웹3 기술과 설명을 하지 않고, 선사가 가진 어려움과 해결책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에 국한하지 않고 선사에게 맞는 ‘해결책’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부분은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되는 부분에 빗대어 설명했다. 예를 들면, 마리나토큰을 구매할 경우 네이버 포인트처럼 포인트를 제공하고, 증서를 발급하면 안전한 곳에 보관하겠다고 설명하는 식이었다.

궁극적으로 코인이 코인으로 불리지 않고, 월렛도 월렛으로 불리지 않을 만큼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적용되길 바란다.

[(좌) 마리나체인 김다원 CVO, (우) 마리나체인 하성엽 대표. 언커먼갤러리 스크린 앞에서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Blockmedia]

Q. 사업 모델이 해운업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업에도 적용 가능한가

그렇다. 전 세계 물동량의 약 97%가 선박으로 움직인다. 선박이 각 항구에 도착한 후엔 그 국가의 인프라나 특성에 따라 유통방법이 달라지겠지만,  전반적인 유통 체계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육상과 항공의 화물 운송까지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구상 중이다.

Q. 블록페스타 2022 웹3 피칭대회 참가한 소감도 말해달라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날카로웠다. 질문에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마리나체인의 경우, 여러 VC들을 위한 답변을 준비해본 경험이 많다. 준비가 미흡했더라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블록미디어에서 국내 웹3 기업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점도 좋았다.

블록미디어는 국내 최초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시장 전문 미디어로, 블록페스타 컨퍼런스를 매년 개최 중이다. 블록페스타 2022에선 ‘웹3의 봄’을 주제로 혁신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블록페스타 2022 행사의 하나로 웹3 스타트업 피칭 대회를 블록미디어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업라이즈 라운지에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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