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도파 강조…후원금 양쪽 모두에
선명한 정치적 입장 없이 개인적 취향에 따라 비판하는 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최근 보수적 입장을 밝히는 트윗을 자주 하지만 그가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비당파이자 중도적이고 경제적으로는 “중도 우파일 수도 있다”고 밝혀 왔다. 최근까지도 민주당 만을 지지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그가 올 들어 처음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좌충우돌에 일관성 없는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을 판별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의 트위터 내용을 두고 일부에선 그의 보수주의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한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트위터를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 피격 사건을 두고 남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래퍼 카니예 웨스트 등의 인종 차별적 주장을 지지하기도 했다. (카니예가 최근 나치 문양을 올린 뒤로는 지지 발언을 철회했다.)

지난 주 머스크는 폭풍 트윗을 하면서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죽음의 상인” 맞교환 협상을 비판하고 트위터 사용 중단을 선언한 엘튼 존에게 불만이 뭔지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하는 등 자신이 트위터의 고객 서비스 담당 책임자인 것처럼 행동했다.

반면 머스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논평에는 반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것을 밝히기보다 반대하는 것을 더 많이 강조한다.

머스크의 최근 발언이 트럼프와 유사한 보수주의자처럼 비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의 발언 분위기는 그가 이념적으로 우파적이기보다는 정서적으로 반좌파임을 보여 준다.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경멸을 자주 드러내는 것에 비해 공화당 정치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극단적 진보, 보수 모두를 싫어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중간 선거 전에 “솔직히 말해 내 정치적 입장은 무당파며 올해까지는 민주당에만 투표해왔다. 다시 민주당에 투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2024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유력 후보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적극적 입장 표명이 아니라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정도다.

머스크는 또 “극좌” 소수 직원들이 트위터를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바이든 대통령 아들 관련 스캔들과 우파의 코로나 관련 음모론 등을 트위터에서 차단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테슬라 자동차가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선도해왔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 정부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자 트럼프 정부 기업위원회 위원을 사임했다.

2020년 인터뷰에서는 스스로 “사회적으로는 매우 진보적이며 경제적으로는 중도 우파거나 중도파다. 공산주의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정치 후원금도 그의 성향이 드러난다. 2003년 후원금을 낸 정치인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보 성향이 강한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 뿐이었으며 2020년에는 크리스 쿤스, 게리 피터스 민주당 의원과 수전 콜린스, 존 코린 공화당 의원을 후원했다.

그의 발언은 정치적 입장보다는 개인적 취향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진보주의에 대한 비판은 주로 검열이 심하고 제재를 많이 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 봉쇄를 강화하는 정책을 두고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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