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다.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 및 상시화 검사를 폐지한 데 이어 전염병 관리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에 적용하는 전염병 관리등급을 내년 1월부터 ‘갑(甲)’류에서 ‘을(乙)류’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법정 전염병을 갑·을·병(丙) 3단계로 나눠 관리하는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를 을류 전염병으로 분류하면서도 예방과 통제에 있어서는 최상위 등급인 갑류 전염병 방역 조치를 적용해 왔다.

중국 방역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2020년 10월 발표한 ‘전염병 방지법’에 따르면 갑류 전염병은 인체건강 및 생명안전에 대한 위해가 특별히 엄중하고 중대 경제 손실 및 사회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흑사병, 콜레라 등이 포함된다.

갑류 전염병 관리규정과 을류 전염병 관리규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봉쇄’와 ‘격리’에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을류’에 맞춰 하향 조정된다면 지금의 봉쇄 해제 및 PCR 완화 움직이 더욱 확산하면서 위드 코로나에 한발짝 더욱 다가가게 되는 셈이다.

중국 다수 매체들의 방역 정책 보도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수정에 유리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5일 논평에서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났다”며 현재 오미크론의 병원성은 약화하고 있고 우리의 대응 능력은 향상돼 예방·통제 조치의 지속적인 최적화와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 역시 익명의 전염병 전문가를 인용해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병원성은 약하다. 전국적으로 기초 면역력이 갖춰진 상태라면 코로나19를 ‘을류 등급’으로 관리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전염병 등급을 낮출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펑제(彭劼) 남방의대병원 감염내과 부주임은 디이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코로나19에 갑(甲)류 전염병 조치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당시 이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치사율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전염성은 강하지만 독성이 약하고 치사율이 낮으며 감염자의 98% 이상이 무증상·경증 환자인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으로 볼 때 갑류 전염병 관리 모델을 계속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방역 완화 신규 조치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지난달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발표한 방역 최적화 20가지 조치를 보완하는 신규 조치 10가지를 이르면 7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6일 위건위 발표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무증상 감염자 포함)는 2만 78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일 대비 1877명 감소한 것으로, 2일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한 것이자 지난달 27일 이후 8일 연속 감소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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