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및 투자 유치 위해 은행가들에 대한 보너스 상한선 철폐
소득세 20%→19%…최고 세율 45%→40%
납세자 부담될 막대한 정부채무 초래해 對英 신뢰저하 초래 우려

[런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영국의 새 보수당 정부가 23일 침체된 경제 부양을 위해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고,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은행가들의 보너스 상한선을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콰시 콰르텡 영국 재무장관은 “기업들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세금을 낮추는 것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이날 건강 및 사회복지 비용 지불을 위해 지난 5월 전 정부가 도입한 국민보험세 인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콰르텡은 또 소득세 기본 세율이 내년 20%에서 19%로 낮아지며, 최고 세율은 45%에서 40%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하원에서 의원들에게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지도자가 된 지 3주도 채 안 된 리즈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 정부의 핵심 임무는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세금을 낮추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그녀는 이번 주에 일자리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은행가들의 보너스를 인상하는 등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영국 정부의 발표는 예산이 아닌 ‘회계 행사’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영국 예산책임청(OBR)의 비용 분석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자들은 정부가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당의 레이철 리브스 경제대변인은 “정부가 그렇게 많은 돈을 빌리면서 이렇게 적게 설명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계획은 정부가 결국 납세자들의 부담이 될 막대한 채무를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많은 보수주의자들의 견해와 배치될 뿐 아니라 파운드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영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부르고 있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는 콰르텡 장관의 발표 전 1파운드에 1.1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생활비 위기는 트러스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당면 과제다. 인플레이션은 현재 9.9%로 198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10월에는 11%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행은 22일 영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4% 성장할 것이라던 지난 8월 전망과 반대로 0.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분기 GDP가 0.1% 감소한 이후 두 분기 연속 감소로 경기 침체 요건에 부합하는 것이다.

올 겨울 빈곤층은 집 난방에 여력이 없을 것이고,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영국은 지난 2주 동안 가정과 기업들을 위해 가스와 전기 요금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일부 경제학자들은 정부 차입의 급격한 증가에 대해 경고했다. 재정연구소는 일시적 에너지 법안 지원 조치가 2년 안에 끝난 후에도 정부 차입금이 연간 1000억 파운드(157조16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러한 부채 수준 속에 세율을 낮추면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리들의 주장은 “기껏해야 도박”일 뿐이라고 말했다.

폴 존슨 재정연구소 소장은 또 보수당 정부의 조치가 생활 수준의 지속적 하락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런던=AP/뉴시스]콰시 콰르텡 영국 재무장관이 지난 7일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 취임 후 첫 각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다우닝가에 도착하고 있다. 영국 새 보수당 정부는 23일 침체된 경제 부양을 위해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고,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은행가들의 보너스 상한선을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22.9.23)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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