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원·달러 환율, 1409.7원에 마감
#1400원 돌파, 금융위기 이후 13년만
#”환율 상단 1500원까지 열어 둬야”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뚫으며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수준인 1570원까지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폭넓게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4.2)보다 15.5원 급등한 1409.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장 마감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역대로 봐도 1400원 돌파는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날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5원 넘게 뛰어 오르면서 장중에는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예견됐던 수준의 금리인상에도 전날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미 연준이 11월에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4.75~5.0%까지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 ‘점도표’ 발표 때문이다.

기준금리와 함께 발표된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4.4%다. 이는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또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는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 동안 최소 한 차례는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기준금리 인상 폭 자체는 예상했지만 점도표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당연히 채권·외환시장에서 추가적인 프라이싱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연히 환율은 상승으로 변동성이 분출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초 예상했던 경로에 비해서 상당히 매파적으로 연준의 행보가 정해졌고 그게 금융시장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보통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금융지표들이나 가격변수가 여진이 있다. 지금의 여진은 환율이 뛰는 쪽”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이 단기금리 간에 결정되는 부분이라고 봤을 때 미국의 앞으로 올릴 금리 인상분이 환율에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최소 4.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남아 있는 기간 동안 125bp(1.25%) 정도를 더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 속도를 내진 못할 것이다. 그만큼 원화가 약세인 쪽으로 조금 더 진행될 부분이 있다. 상단을 1450원에서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긴축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유로화·파운드화 약세, 중국의 경기 둔화, 반도체 수출 둔화 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등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불안한 모습이 1400원 이상에서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다고 하니 달러 강세가 약화될 가능성은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더해 달러에 영향을 미치는 유럽 쪽은 러시아가 예비군 동원령도 얘기하고 핵무기까지 운운하는 상황이다. 유럽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 유로화, 파운드 약세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으로 달러 강세요인이 커졌다”고 짚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환율 상단은) 어떤 범위를 정하기 어렵다. 여러 변수에 따라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열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다. 펀더멘털, 무역수지, 단기적인 달러 유동 상황, 정책당국의 메시지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 같은 요인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상단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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