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순환경제, 균형 이루지 못하면 더 샌드박스도 메타버스 될 수 없어”
“가상세계에서 개인이 노력하면 성공하는 시대 가능해”

[블록미디어 최동녘 기자]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긴 시간 운영을 이어온 프로젝트들은 많지 않다. 더 샌드박스는 2018년부터 약 5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더 샌드박스(THE SANDBOX)를 운영해왔다.

블록미디어는 이요한 더 샌드박스 이사(글로벌 운영 관리자, GMO)와 ‘메타버스 생태계와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에 대해 최근 인터뷰를 가졌다.

이요한 이사는 9일 서울에서 열린 ‘KBW2022:IMPACT’에서 ‘메타버스 랜드의 잠재성 탐구’를 주제로 메타버스 세계 속 경제와 생태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가상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유저들 간의 상호작용과 순환경제이며, 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기존 플랫폼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 샌드박스는 최근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어드바이징·투자해 이들 서비스가 더 샌드박스와 상호호환 되는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들 사이 자산 사용성이 유지되는,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다.

지난 2021년에는 더 샌드박스 알파 시즌1을 통해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성공적인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기도 했다. 어제인 한국시간 8월 25일 더 샌드박스 알파 시즌3을 시작했다.

Q) 더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최근 메타버스를 칭하는 플랫폼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가상 플랫폼이면 다들 메타버스라고 말하는 추이인데, 나는 탈중앙적이고 개방적이지 않은 플랫폼이라면 애초에 메타버스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노크래시, 닐 스티븐슨]

닐 스티븐슨의 스노크래시(92년 출시된 SF 소설, 메타버스와 아바타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지금의 메타버스 구조에 영향을 줌)라는 소설을 보면,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청소부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천재 해커다.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자신의 역할에 따라 가상 사회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 이런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 진정한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 이를 이뤄낼 수 없다면, 단순히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일 뿐이다.

Q) 메타버스 세상의 미래와 방향성은 어떻게 전개될까?
궁극적으로 하나의 순환 경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게임(생태계) 내에는 다양한 핵심 자산들이 있다. 플레이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랜드 홀더, 이벤트 플래너 등 한 생태계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이 균형을 이루고, 자산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균형 잡는 플랫폼이 진정한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

더 샌드박스도 이를 이루지 못하면 진정한 메타버스가 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그냥 플랫폼이 있고 이용자는 쓰기만 하면 되던 시대였다면, 메타버스는 상호 작용이 가능한 유기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생각한다.

Q) 각 게임, 메타버스의 NFT는 전혀 다른데, 이들의 연동이 왜 필요하냐는 지적도 있다. 각 서비스 사이 NFT 연동은 어떤 미래를 그려갈까?

[더 샌드박스 스눕독 아바타, 더 샌드박스]

호환성이 만들어낼 미래는 하나의 NFT, 아바타에 본인의 정체성이 적용될 수 있다. 지금은 각 게임, 서비스마다 그 아바타와 아이템 등이 다르지만, 이들이 연동된다면? 이제 이 아바타는 단순히 게임 아바타가 아닌 ‘메타버스 속의 나’가 될 수 있다.

이런 호환은 하나의 캐릭터, 아이템을 넘어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보면 사람들이 ‘나’라고 인식하는 세상, 이 캐릭터와 함께 세상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미래다.
– 더 샌드박스 이사 이요한 인터뷰 중

크게 보면 현재의 신분증이나 여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세계 속 이력을 관리하고 본인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메타버스 세계 아바타를 ‘나’라고 인식하는 미래, 그것이 진정한 메타버스가 실현되는 첫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Q) 매우 많은 이용자들이 있는데, 수익 확보를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나온 모습처럼 메타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레디 플레이어 원 오아시스 속 기업 광고 이미지, 레디 플레이어 원]

그런 방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더 샌드박스 속에서는 16만 6464개의 랜드가 있는데, 이는 그들이 직접 16만 6464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권을 존중한다.

최근 페이스북이 더 샌드박스를 인수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이 모든 랜드 소유자들에게 동의를 받거나 직접 구매해야 한다. 재건축 조합 동의서 받는 모습과 같이, 개별 주체들의 확인이 필요하다.

그들이 스스로 기업 광고를 유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랜드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고려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Q) 최근의 메타버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결국 중앙화된 주체가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런 방향성이 ‘탈중앙화’라는 가치와 일맥상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찬반이 나뉠 수 있는 주제라 본다. 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사람은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독재성 안에도 민주성이 있고, 민주성이 있는 곳에도 중앙화된 힘은 존재한다. 이들이 항상 공존하는 모습이 인류의 역사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플랫폼도 결국 이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다. 오히려 개별 개인의 영향력, 빈부의 차이는 더욱 강해지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개인의 능력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에는 기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차별점이 있다. 그 차이는 언제든 개인이 시작해볼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관심이 있다면 공부를 하고,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맥이 있어야, 나만 알 수 있는 정보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었다. 즉, 메타버스 세상은 본인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2) “지속적인 크리에이터 보상이 최고 강점, 생태계 투자·지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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