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한돈 26.6만원대까지 하락
계속된 긴축정책에 채권·달러로 이동
“경기후행 자산, 연말께 주목해야”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금이 최근 3개월간 약 10% 가격이 하락했다. 금이 아닌 채권이나 달러로 헷지수요가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g당 금 가격은 지난 21일 종가 기준 7만1070원을 기록했다. 한돈 가격으로 26만6512원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앞서 g당 7만원 가까이 떨어졌던 금 가격은 다시 전일 7만3000원대까지 반등하긴 했지만, 그 전까지 7만2000원대에서 횡보해왔다.

금값은 올초 6만원 대 후반을 오가다 1월 말께 7만원을 넘어선 뒤 2월부터 본격 오르기 시작했다. 3~4월 상승세를 이어가던 가격은 지난 4월18일 7만8980원까지 상승했다. 이 날과 비교하면 지난 21일 금값은 약 3개월 만에 10.01% 하락한 수치다.

금은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하자, 투자수요 일부가 금으로 옮겨가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고일자 2022. 0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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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해 “치솟는 물가를 위한 잡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연준은 앞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 인상하기로 했다. 2022.07.28.

하지만 오랜 저금리 여파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미국의 긴축정책 강도가 더욱 높아졌고,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금리인상이 계속되자 투자수요가 금을 넘어 채권과 달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뤄졌다. 이에 올초보다 상대적으로 금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금값이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들어 다수의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장 판매고를 올린 상품은 채권일 정도로 개인들의 투자가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은 올들어 판매한 연 4%대 특판 채권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전 9시30분부터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판매 개시한 지 27분만이다.

삼성증권이 이날 판매한 채권은 ‘KB금융지주(‘KB금융지주44-3’), ‘우리은행(우리은행24-07-이표03-갑-31)’, ‘농협은행(농업금융채권(은행)2020-06이3Y-B)’ 3종으로 모두 선순위 채권이다. 총 3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된 해당 채권은 3종 모두 소진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채권 판매액이 올들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5일까지 판매한 채권은 총 16조3000억원이다. 지난 한해 전체 매각액이 22조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7개월 만에 절반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사측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317-1(AA+등급, 연4.0%)’과 ‘기아283-1(AA등급, 연4.1%)’은 매각 개시 1분 만에 각각 200억원과 250억원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매매 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투자자들이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금 투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을 비롯한 원자재는 경기동행 혹은 후행자산이란 점에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는 채권자산과 주식자산이 정점을 통과한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점을 통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자주 언급했던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상태다. 그나마 원자재지수는 견조한 유가와 높은 에너지 편중도 덕에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있는 상황이라 금 가격은 방어하는 것도 위태하지만, 향후 4분기에 경기 모멘텀이 추가 둔화되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원자재 지수까지 동반 하락할 수 있다”며 “그럴 때 금의 헷지수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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