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더 많은 휘발유 정제를…푸틴 침공 이후 유가 올라”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향후 90일간 연방 유류세 면제를 공식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연설을 통해 “오늘 나는 의회에 향후 90일간 연방 유류세 유예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갤런 당 휘발유 가격이 평균 5달러를 넘어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 관해 “매번 기름을 주유소에서 넣을 때마다 연방 정부는 당신이 부과하는 휘발유에 갤런 당 18센트, 경유에 갤런 당 24센트의 세금을 부과한다”라며 “이는 90년 된 세금이고, 중요하다. 우리 고속도로를 운영하기 위해 고속도로신탁기금에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고속도로신탁기금에 영향을 주지 않고 유류세를 유예하도록 제안하는 것”이라며 올해 세금 수익이 증가하고 연방 정부 적자가 1조6000억 달러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 유류세 완화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고 가정에 조금 더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휘발유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라며 “내가 취하는 두 번째 조치는 각 주도 휘발유세를 유예하거나 부담을 덜어줄 다른 방식을 찾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주별 휘발유세는 갤런 당 평균 30센트 수준이다.

그는 “이미 일부 주는 행동을 했다”라며 “코네티컷과 뉴욕에서 주지사들은 그들 유류세를 일시 유예했고, 일리노이와 콜로라도 주지사들은 그들 몫을 연기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네소타 등을 추가로 거론한 뒤 “더 많은 주와 현지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산업계가 유가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석유를 휘발유로 정제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달에만 미국은 일 12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내 전임자 시절 평균보다 많은 양”이라며 “우리는 내년에 생산 신기록을 세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팬데믹 기간 석유·가스 회사 일부는 정제 시설을 폐쇄했다”라며 “나는 지난 주 더 낮은 가격으로 주유소에서 더 많은 휘발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대 석유 정제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행정부와 협력해 정제 시설을 다시 가동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과 내 팀원들이 내일 이 정제 회사 다수와 회의를 할 것”이라며 “그들이 뭔가 현실적인 아이디어와 가까운 시기의 현실적인 조치를 갖고 테이블에 오기를 바란다. 나는 (그들) 권고에 관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도 유가 상승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책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는 휘발유가격이 갤런 당 거의 2달러 상당 올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휘발유 가격이 높아지리라는 것을 알면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고, 유럽 우리 파트너도 같은 일을 했다”라고 지적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외면했다면 유가가 지금처럼 오르지 않았으리라면서도 “자유 세계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유가 상승을 비판하는 공화당을 향해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게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인가. 푸틴에 대항한 게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인가”라며 “나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라고 따졌다. 이어 “정치적으로 공격하기란 쉽다는 점을 이해한다”라고 꼬집었다.

백악관은 이날 연설과 별도로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높은 휘발유 가격이 일하는 가정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며 “오늘 그는 의회와 각 주에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덜어줄 추가 입법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유류세 면제가 그 자체로 우리가 목도한 비용 상승을 없애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이해한다”라면서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가정에 비용을 부과하는 이 독특한 시점에 의회가 일하는 가정에 숨 쉴 틈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사진 설명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유가 대응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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