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넘게 검토중…업비트‧코빗과 상반 # 빗썸‧코인원 ‘김치코인’ 등 상장 코인 수 많아 # 외국인 대포통장‧대주주 이슈 등 빗썸 걸림돌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빗썸과 코인원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신고 수리’는 감감무소식이다.

두 거래소는 상장 코인수가 비교적 많은 데다, 일부 거래소는 최근에 외국인 대포통장 안내 의혹 등으로 심사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달 9일, 코인원은 하루 뒤인 10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두 거래소 모두 이날 현재까지 신고서 수리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이는 4대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와 코빗이 한 달 안에 사업자 신고를 완료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앞서 8월 20일 업비트가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신고서를 제출했고, 약 한 달 만인 9월 17일에 수리가 결정됐다. 이후 9월 10일에 코빗이 사업자 신고를 했고, 3주 만에 신고 수리가 완료됐다.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제휴를 맺고 있다. 같은 거래 은행을 쓰고 있는 만큼 두 거래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부분이 많다는 게 FIU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수리 결정 여부도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 거래소는 상장 코인 수가 타 거래소에 비해 비교적 많다. 이날 기준 거래소 전체에 상장된 코인 수는 업비트 157개, 코빗 66개에 반해 빗썸은 180개, 코인원은 178개다.

거래 규모가 월등히 큰 업비트보다도 코인 수가 많은 셈이다. 은행들도 거래소 심사 때 코인 수가 많을수록, 코인 신용도가 나쁠수록 ‘감점 요인’으로 본 만큼, 당국 심사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이달 초 빗썸은 외국인 고객에게 원화거래 안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비상이 걸렸다. 텔레그램 등에는 빗썸이 자사 원화거래를 희망하는 외국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은행의 개인 원화 계정을 만들어 NH농협은행 계좌로 연동하라는 안내문이 퍼졌다.

외국법인은 현행 제도상 국내에서 원화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인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농협은행과 연동을 시도하는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 소지가 있다.

신고 수리를 앞두고 있는 빗썸에게 이 소식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과 FIU도 이 사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빗썸에게 외국인 계좌 개설 관련해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내부에서도 지난주에 신고 수리 여부가 결정될 줄 알았는데 여러 이유로 밀리게 됐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외국 법인이 우리에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해 왔고, 담당자는 원론적인 거래 방법을 설명한 것 뿐, 이 방법으로 거래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신고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있는 일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대주주 이슈도 여전히 빗썸의 걸림돌이다.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다음달 8일 1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현행법상 빗썸의 형식적 결격사유는 없지만, 거래소의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건전해야 한다는 당국의 기조에 맞지 않는다. FIU는 거래소의 임직원 뿐만 아니라 실질적 소유주인 대주주 등에 대해서도 범죄 경력이 있을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만약 사업자 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으면 가상자산거래소는 영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사실상의 폐업이다.

하지만 현재 법령에 불수리 처분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미충족한 요건을 보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준 뒤 재신고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일부 영업만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FIU 관계자는 “코빗의 경우 사업규모가 작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고, 특금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신고가 몰리면서 업무가 과중된 점도 있다”면서 “단기간에 보완할 수 없는 사항이 발견된다면 불수리 처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에 마감 날짜를 정해두고 심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만큼, 충분히 시간을 두고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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