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오랜 기간 암호화폐 거래 활동에 대해 엄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중국 규제 당국이 지난 달 24일 강력한 암호화폐 금지 정책을 내놓자 중국 거래소들이 속속 폐쇄를 선언하는가 하면 해외 이전 등을 통해 살 길을 찾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한층 강화된 포괄적인 ‘통지’를 발표하기 몇 시간 전, 중국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후오비는 중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다.

이 날 후오비 창립자와 주주들은 주주총회를 열고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중국 시장을 떠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다. 당일 늦은 시각 중국 규제 기관은 모든 암호화폐 거래와 서비스를 금지한다는 통지를 발표했다.

후오비는 즉시 중국 본토에서 신규 사용자의 계정 등록을 중단하고 이틀 뒤에는 올해 말까지 기존 중국 사용자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후오비 공동창립자 두쥔(杜均)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우리는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규제 당국과 논의했지만 이번에는 논의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이제 우리의 미래 전략은 글로벌 진출”이라고 밝혔다.

사실 중국의 라이벌 거래소에게 후오비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동안 강력한 암호화폐 정책이 발표되고 수 차례 규제가 시행됐지만 후오비는 당국과 밀착하면서 보란듯이 사업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월 24일 발표된 ‘통지’는 남은 희망이 사라졌음을 명확히 했다.

두쥔은 연초부터 후오비가 중국 시장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계획에 따라 세콰이어 차이나(Sequoia China)와 전펀드(ZhenFund) 등의 투자자가 내년 6월까지 모든 중국 사용자 계정을 폐쇄한다는 계획에 동의했지만 예상치 못한 규제 발표로 계획이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을 적극 따르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후오비는 규제 당국에 최신 상황을 계속 통보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 후오비, 중국 버리고 합법적 규제받는 해외 시장으로 간다

후오비는 앞으로 세계 각지로의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몇 달 사이 후오비는 터키와 브라질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시작했으며 올해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3,000명의 직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후오비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고 동남아, 유럽과 중동은 중국 이외의 주요 시장이다.

후오비는 홍콩에 상장된 관련회사를 통해 기관투자자 대상의 암호화폐 관련 펀드 4개를 출시해놓고 있고 싱가포르에서는 디지털 결제 토큰 서비스 제공을 신청해놓고 있다.

후오비는 칭화대를 졸업한 뒤 오라클에서 근무한 프로그래머 리린(李林)과 마케팅 책임자 두쥔이 2013년에 설립했다.

‘제로’ 거래 수수료를 내세워 사용자를 유치함으로써 후오비는 순식간에 스타트업에서 중국 1위 암호화폐 거래소로 등극했다. 2017년 중국 규제 기관은 현지 거래소에게 법정화폐(위안화)와 암호화폐 간의 거래 수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해 두쥔은 후오비를 떠나 자신만의 크립토 벤처캐피털 펀드를 설립했다가 지난해 말 후오비로 복귀해 후오비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했다.

2017년 9월 4일 규제 정책 발표 이후 후오비 글로벌은 사업자 등록지를 세이셸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중국 사용자에게 장외 거래와 암호화폐 간 거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다만 위안화를 직접 처리하지는 않았다. 두쥔에 따르면 후오비는 블록체인 컨설팅과 자산 관리 서비스를 포함해 현재 매출의 약 70%가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그룹 직원 2,300명 중 약 700명이 거래소 운영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 어수선한 소문 무성한 후오비

한편 후오비의 조치가 발표되자 2만 5천여명이 가입된 중국어 후오비 텔레그램방 가입자들은 황망해 했다. 가입자들 일부는 자신을 ‘후오비 난민’으로 표현하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느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6일 밤 후오비 COO인 주자웨이(朱嘉伟)가 자신의 지인들에게 지난 4월 이미 자신이 후오비를 떠났고 이 사실을 이날 대외적으로 처음 밝힌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주자웨이는 2015년 후오비에 합류해 부사장, 운영총괄, COO 등의 자리를 맡았다. 이와 함께 후오비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후오비가 해외 기업에 매각될거라는 소문도 돌고 있어 향후 후오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같이 읽으면 좋을 기사

비트코인 $55K + 시총 $1조 돌파 … “5월 중국발 충격 탈출”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