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현지 사람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간) 르포 기사를 통해 수도 산살바도르 시민들의 비트코인 실전 체험기를 전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데이 트레이더가 된 우버 기사
산살바도르 시내 스타벅스, 맥도날드, 슈퍼마켓에서는 전자지갑 치보에 담긴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작은 전자제품 판매점 사장이다. 하루에 10여 명 비트코인으로 헤드폰, 충전기, 폰 케이스를 결제하는 손님들이 있다.

에르난데스는 비트코인 데이 트레이더가 됐다. 치보를 이용하면 비트코인과 달러를 매매하는 효과가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 다시 달러로 환전한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이틀간 이렇게 해서 12 달러를 벌었다.

61세 우버 기사 게르만 마르티네스도 데이 트레이더다. 지난 금요일 비트코인이 11% 급등하자 그는 딸에게 “치보 앱 덕에 돈을 벌었다”고 자랑했다.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다는 이발소

# “세상은 발전합니다”
마르티네스는 딸에게 치보 앱을 다운로드하라고 권했다.

“신용카드 같아요. 지금까지 플라스틱 카드를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암호화폐를 쓰는 거죠. 세상은 발전하는 겁니다.”

마르티네스는 운전을 하면서도 싱글벙글이다.

치보가 말썽도 부린다. 결제가 안될 때가 있다. 에르난데스의 가게에서 15 달러 메모리칩을 구매한 31세 루이스 알프레도 고메스는 “가끔 결제가 안됩니다. 잘 될 때는 또 잘 되요”라고 말했다.

카페 풀라노의 26세 바리스타 호수에 마르티네스는 “지난달 7일부터 비트코인 결제를 했는데, 어떤 손님들은 시스템이 작동 안 한다며 가게를 나가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 불타버린 비트코인 ATM 1대
엘살바도르 전역에는 200 대의 ATM이 설치됐다. 언제든 비트코인을 달러로 바꿀 수 있다.

이중 1 대가 시위대에 의해 불타서 지금은 199 대다. 지금까지 치보는 2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엘살바도르 인구 650만 명의 거의 3분의 1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치보 앱을 깔면 30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료로 준다. 30 달러는 통상 월급의 8% 정도다.

대부분 달러로 바꿔 인출했지만, 일부는 마르티네스처럼 데이 트레이딩으로 추가 수익을 올렸다.

비트코인 키오스크

# “송금 수수료 15 달러 아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면서 내세운 가장 큰 이점은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록산나 루아나는 비트코인 ATM 앞에서 줄을 서 있었다. 그녀는 딸과 함께 30 달러를 인출하려고 대기 중이다.

미국에 사는 루아나의 오빠는 매달 150 달러를 엘살바도르 가족에게 송금한다. 지금까지 그녀 가족은 매달 15 달러 송금 수수료를 웨스턴 유니온에 내야만 했다.

치보를 사용한 후 그 수수료를 아낄 수 있었다. “치보 앱은 살림에 보탬이 됩니다. 가족이 운용하는 옷가게를 더 키울 수 있게 됐어요.”

엘살바도르 GDP의 20%는 루아나 가족처럼 해외에서 보내오는 송금에서 나온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송금 수수료만 아껴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값을 한다고 주장한다.

# “내 지갑을 정부에 줄 수 없다”
ATM 앞에서 줄 서 있는 동안 37세 요리사 위프레도 에르난데스는 약간 짜증이 났다. 그의 치보 지갑에 있는 비트코인이 60 달러에서 57 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반대 시위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 후 비트코인 가격은 7% 떨어졌다. 부켈레 대통령은 ‘바이 더 딥(Buy the Dip)’을 한다면서 정부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700 개 샀다.

건축가 카를로스 에르난데스는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 그는 “내가 낸 세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다니, 이건 도박이다”고 화를 냈다.

디지털 활동가 로베르토 듀본은 “비트코인은 정부 개입을 배제하는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 왜 정부가 이걸 이용하나? 치보를 이용하는 것은 내 핸드폰 정보를 국가 정보 기관에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 ATM기를 불태운 시위대는 10월 12일에도 시위를 준비 중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헌법을 바꿔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판사,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지금 엘살바도르에는 비트코인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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