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레거시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시장 모두에 타격을 줬습니다.

헝다 사태가 2008년 리만브라더스 파산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같은 점, 다른 점, 그리고 향후 전개될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 시장 반응
헝다 그룹 사태는 “위험자산은 피하고 보자”는 심리를 작동시켰습니다. 주식이 떨어지고, 대신 국채와 금 가격이 올랐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엔, 스위스프랑 등이 상승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도 ‘위험자산’ 회피의 일환으로 풀이 됩니다.

# 헝다그룹은 어떤 곳?
헝다의 자산은 2조 위안. 중국 GDP의 2%를 차지합니다. 헝다가 망하면 중국 GDP 2%가 날라가는거죠. 큰 기업이지만 중국 경제력을 볼 때 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연쇄 도산, 신용 위험의 감염이죠.

로이터에 따르면 헝다는 250여 개 은행, 금융사와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헝다 채권이 최종 부도가 나면 금융사들은 다른 자산을 팔아서 고객의 환매 요구에 응할 겁니다.

멀쩡한 채권, 주식이 시장에 헐값에 나오는 거죠. 이런 자산을 싼 값에 사려는 움직임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헝다와 거래하는 다른 거래처, 아파트 계약자들의 피해도 고려해야 합니다.

# 리만 사태와 다른 점
2008년 리만브라더스 파산은 신용 위험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 정부의 선택에 따른 것입니다.

리만은 부동산 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 레버리지 투자를 많이 했는데요. 월가에서 리만과 거래하지 않는 금융사가 없을 정도였죠.

리만만큼이나 이런 거래를 많이 한 금융사로 AIG 보험이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리만을 죽이고, AIG를 살리는 쪽을 택합니다.

헝다는 부동산 기업으로 리만같은 금융 파생상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용 위험 확산의 경로가 차이가 납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헝다 파산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연장과 공동부유 정책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금융 위험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헝다그룹의 문제가 어느 정도 시장에 알려져 있었다는 것도 리만과 다릅니다. 리만은 파산 전날까지도 월가 다른 금융사들과 파생상품 거래를 했습니다.

# 리만과 같은 점
어쨌든 헝다의 부채는 3000억 달러, 356조 원이나 됩니다. 부도가 나면 금융사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거래처, 계약자 등도 막대한 피해를 볼 겁니다.

금융사의 경우 고객이 환매를 요구하면 다른 자산을 팔아서라도 돈을 내주게 되고, 경우에 따라 멀쩡한 기업도 자금 경색에 빠질 수 있습니다.

중국 금융시장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대외적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에 블랙록 등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헝다처럼 대형 부도 상황을 무리 없이 컨트롤할 수 있느냐도 관건입니다. 리만 사태 당시에도 미국 정부와 연준은 대규모 자금 지원을 놓고 우왕좌왕한 사례가 있습니다.

# 왜 비트코인은 급락했나?
금은 안전자산 취급을 받으면서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4만 달러 붕괴를 걱정할 처지입니다.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타격을 입은 이유는 뭘까요? 월가는 아직도 비트코인을 위험 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단적으로 코인베이스가 발행한 회사채가 헐 값에 시장에 나왔습니다.

위험 상황에서 먼저 덜어내야 할 자산이 무엇이고, 나중에 제 값을 받고 팔아야 할 자산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단계에 온 것이죠.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자산이 됐습니다.

# 사토시 나카모토의 생각
헝다 사태, 연준 테이퍼링, 미국 정부 부채 한도 협상,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당국의 압박 등 동시 다발적인 악재를 해석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너무 위험한 것 아닌가”하며 투매를 하거나, 숏 포지션을 늘리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왜 탄생했는지를 생각해보면 현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배경이라는 것이죠. 중앙화된 금융은 왜 엉뚱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가?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를 처리하기 위해 돈을 풀 것입니다. 헝다와 거래한 중소 거래처 중에는 부도가 나는 곳도 생기겠죠. 아파트 계약을 맺은 소비자들은 돈을 날리고 발을 동동 구를 겁니다.

2008년에도 사고를 친 리만과 AIG의 자산은 결과적으로 월가의 다른 투자은행들의 배를 불려줬고, 국민들의 세금이 구제 금융으로 쓰였습니다.

연준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달러를 푼 것도 이때부터구요. 13년이 지나 이번에는 중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토시의 생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JJ 기자가 방송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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