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2월이면 임기가 끝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다시 연준 의장에 앉힐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파월 의장이 중앙은행 책무를 잘 수행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뒷마무리까지 파월 의장에 맡길 수도 있겠죠.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미국 경제 상황도 간단치 않으니까요.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적극적일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내 임기 중에만 일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

동서고금 모든 공무원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니까요. 파월 의장은 다를까요?

# 코로나 재창궐 가능성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도 마스크를 다시 쓸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발발 당시와 달리 우리에게 백신이 있음에도 위험은 여전합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서두르지 않을 이유는 이것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경제 지표도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 6.6%를 유지했습니다. 내년 전망치는 1.5~2%로 대폭 낮춰 잡았습니다. IMF가 예측한 2022년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4.4% 입니다. 격차가 큽니다.

반면 물가는 “일시적”이지만 5%가 넘게 상승 중입니다. 성장은 더디고, 물가는 오르고, 사전적 정의로는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테이퍼링, 기준금리 인상 등 돈줄을 죄는 액션을 하고 싶을까요?

# 연준의 세 가지 책무
연준 의장이 의회에 나가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연준의 책무인데요. 첫째는 인플레를 관리하는 것, 둘째는 완전 고용을 이루는 것, 셋째는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연준 내부에서 의견이 갈려 있지만, 공식 입장은 “물가 상승은 일시적”입니다.

고용 지표는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하지만 680만 개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하기는 할 겁니다. 언제, 어떤 강도로 하느냐가 문제죠. 미국 국채시장을 보면 그 시기는 내년 이후입니다.

# 금융안정의 최대 적…연준 자기 자신
자산시장과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연준의 세번째 책무입니다. 금융안정은 연준의 행동이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당장 채권시장에서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사주고 있으니까요.

연준의 금융안정 책무는 은행의 건정성 감독을 뜻합니다. 주택시장을 예로 들어보죠.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합니다. 집 주인이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은 집을 매각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한꺼번에 벌어지면?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벌어지는 겁니다.(사토시 나카모토가 얘기한 ‘중간자 문제’가 여기서 생깁니다.)

주택을 주식, 채권, 상품 등으로 바꾸고, 각 자산에 대해 은행이,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위험을 부담하고 있는지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연준의 일입니다.

자산 가격의 급등 또는 급락은 금융안정을 위협합니다. 연준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죠.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산 가격을 끌어 올린 핵심 요인이 뭐죠?

# “내 임기 중에만 터지지 않으면 된다”
파월 의장 자신도 불어난 연준의 밸런스 시트(대차대조표), 8조 달러에 육박하는 자산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테이퍼링이죠.

동시에 자신의 임기 중에는 실질적으로 자산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 겁니다. 돈을 풀기는 쉬워도 시장에서 빨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죠. 자칫 금융안정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이런 고민을 하는 사이에 디지털 자산시장의 스토리텔링은 계속 됩니다. “이렇게 달러가 많이 풀려도 괜찮은 거야?”

* 블록미디어 유튜브 채널에서는 우리 시간으로 29일 목요일 새벽 3시30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라이브 중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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