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암호자산시장 시가총액 규모는 50조원으로 추산된다”고 22일 밝혔다. 그럼에도 한은은 “암호자산의 가격의 급락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실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언급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암호자산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 한국 비중 4.3%…국내 시총 50조원 추산

한은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일평균 거래금액은 2020년 1281억원에서 2021년 1~5월 6234억원으로 급등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9%에서 4.3%로 상승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확인 계좌 수는 2020년 말 133만 6000개에서 올 2월 말 250만 2000개로 급증했다. 한은은 글로벌 시가총액과 국내 가상계좌 수 등을 기초로 국내 가상자산시장 시가총액을 약 50조원 수준으로 자체 추산했다.

한은은 글로벌 시가총액(1775조원)에 비트코인 거래액 중 원화 거래 비중(3.0%)을 곱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53.2조원이라고 추정했다.

#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

한은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를 중심으로 암호자산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투자자 등에 대한 대출, 암호자산 및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노출이 클 경우 암호자산 급락 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투자자는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의 존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 손실이 확대되면서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경제적 가치 불확실

한은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차량매입 결제수단으로 허용했다가 취소한 뒤 급락한 사례를 예로 들며 “암호자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암호자산 관련 금융상품이 급락할 경우에는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 한은은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암호자산에 대한 노출된 정도는 매우 제한적이므로 암호자산 가격의 급락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실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개인투자자 손실로 인한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적다고 예상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암호자산 매입은 금지되어 있으며, 국내 암호자산 관련 기업 주식 시가총액이 3조 7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암호자산 관련 투자상품 출시도 전무하다. 금융기관의 암호자산 관련 기업이나 투자 등에 대한 대출도 적다.

# 주식 자금, 암호자산으로 이동 징후 없어

2020년 말 금융기관의 암호자산 관련 대출액은 0.3조원으로 전체 상장기업 대출액(202조 9000억원)의 0.1%에 불과하다.

또한 한은은 2021년 1~4월 은행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긴 했으나 주식 청약자금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증가 규모가 그리 크진 않고 고객예탁금도 60조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과 연계된 주식투자자금이 암호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징후는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청년층 투자 손실 경계

또 암호자산 시가총액은 가계금융자산 대비 1.0% 수준이다. 한은은 “암호자산은 부동산에 비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한 대체 투자수단으로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짐에 따라 투자손실의 충격이 이들에게 집중될 수 있음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동향, 암호자산 거래와 연동된 은행계좌 입출금 규모 변동 등 암호자산시장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정책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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