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도입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11일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창립 71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와 같이 발언했다. 이 총재는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하반기 중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하여 그 기능과 활용성을 차질없이 테스트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핀테크 확산, 전자지급수단 다양화 등 지급결제 부문의 혁신은 안전성에 기반하여 추진되어야만 지속 가능하다”며 “지급결제 제도의 안전성은 중앙은행이 감시자, 그리고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확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맞추어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달 24일, 8월부터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7월 중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 8월 중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한다. 오는 12월까지 모의실험 수행환경 조성 및 기본 기능에 대한 1단계 실험을 완료한다. 조성된 실험환경을 통해 CBDC 확장기능 실험,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적용 여부 등에 대한 2단계 실험은 내년 6월까지 시행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또한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함으로써 충격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의 지속적인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시장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주식뿐 아니라 암호자산으로까지 차입을 통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가계부채 누증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암호화폐에 대해 한 번 더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지원조치가 종료될 경우 다수의 취약차주가 채무상환에 애로를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정부, 감독당국과 함께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