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코스피가 약 한 달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모처럼만의 상승 탄력에 코스피가 그간의 지루한 박스권을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우려가 가시지 않는 이상 최근의 오름세가 추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2.04p, 0.37% 상승한 3252.12p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로, 전고점이었던 지난 5월 10일 3249.30p를 한 달이 조금 못 돼 넘어선 것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이달 3일 3247.43p까지 나아갔다가 4일 소폭 후퇴했다.

장 중 기준으로는 이날 3264.41p를 찍으며 올해 1월 11일 기록한 장 중 기준 사상 최고치 3266.23p 다음으로 높은 곳까지 올라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오후 들어 선물 매도세가 축소되면서 상승폭이 확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841억 원어치 순매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을 10조 원 넘게 팔아치우며 한 달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2일부터 4일까지 3일 연속 사들이는 등 소폭이지만 매수 우위다.

다만, 본격적인 매수세 유입이라고 보긴 어렵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금 유입이라고 하긴 어렵고, 매도세가 진정된 정도”라며 “5월에 10조 원어치 팔았던 외국인이 지금은 급하게 파는 건 아니니까 일방적 매도세는 아니다 정도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 역시 일방적으로 팔진 않는다 정도이지 매수 추세라고 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그 전의 매도 규모를 감안하면 최근에 상당히 호전되긴 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추이 [자료=삼성증권]

이에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상승세가) 길게 가는 게 아니고, 여전히 박스권에 있다”며 “작은 이슈에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 경기 정상화 및 회복 기대감이 한 쪽, 다른 한 쪽은 인플레와 테이퍼링 우려가 차지하고 있다. 어느 쪽이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다”고 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가 잘 안 나오면서 테이퍼링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강한 상승도 아니지 않나”라며 “오전 중에 많이 올랐다가 상승폭 반납하는 등 여전히 박스권 안에서 출렁이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고 언급했다.

최 센터장은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올 1월 말에 3200p, 5월에 3250p, 지금 3250p 이런 거니까 넓게 보면 아직 박스권이다. 5개월 가까이 지나가고 있는데 변동폭이 3000p에서 3250p 사이다. 짧게 보면 올라왔지만 길게 보면 대단히 빠른 상승은 아니다”라고 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7일 3031.68p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p선에 올라섰다.

최 센터장은 그러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완만하게나마 상승 트렌드는 유지되고 있다는 거다. 하락 추세로 돌아간 게 아닌 것은 분명하고, 전고점을 조금씩 돌파하려는 힘이 있는 걸 봐서는 상승 트렌드는 맞는 것 같다”며 “이번 주 미국 5월 소비자물가, 다음 주 6월 FOMC 고비를 넘는다면 (코스피는)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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