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연준의 기존 가이드는 인플레는 일시적이며, 고용 시장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지시간 26일 랜들 퀼스 부의장이 “인플레가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만약(if)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테이퍼링을 논의할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에 대해 인내한다”, “채권수익률 상승을 주시한다” 등의 표현을 써왔다. 이번에 “만약 물가가 예상보다 높다면”이라는 단서를 단 표현이 전면에 등장했다.

# “물가 안정시키는 방법 안다”
퀼스 부의장은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 행사에서 최근 미국의 고용시장, 인플레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고용은 충분히 회복하지 않았고,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프 논법”이 연설의 강조점으로 등장한다.

“만약 우리가 틀렸다면(인플레가 일시적이 아니고 상승 위험이 큰 것이라면), 인플레를 끌어내리는 방법은 잘 안다. 그러나 만약 우리 예상대로 인플레가 타깃보다 낮고, 일시적인 것이라면 액션(테이피렁 또는 금리인상)을 취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것이다.”
(If we’re wrong, we know how to bring inflation down. But if our assessment is correct that inflation is temporary, it would be unwise for us to take actions that might slow the recovery prematurely by trying to stay ahead of inflation, when our best estimate is that we are not far behind.)

# “만약 인플레가 더 강하다면…”
퀼스 부의장은 연준이 인플레를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앞으로 몇 개월 간 경제성장, 고용, 그리고 인플레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FOMC 의사록에 밝힌 것처럼, 자산 매입 속도에 대해 FOMC 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If my expectations about economic growth, employment, and inflation over the coming months are borne out, however, and especially if they come in stronger than I expect, then, as noted in the minutes of the last FOMC meeting, it will become important for the FOMC to begin discussing our plans to adjust the pace of asset purchases at upcoming meetings.)

퀼스 부의장은 이 같은 테이퍼링 논의를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In particular, we may need additional public communications about the conditions that constitute substantial further progress since December toward our broad and inclusive definition of maximum employment.)

실제로 퀼스 부의장을 포함해 연준 내부 인사 및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비슷한 뉘앙스로 테이퍼링에 대해 언급하시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미 개시된 셈이다.

연준은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시장에서 매입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실시되면 채권 매입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된다.

# 금요일 개인소비지출 주시
이번주 금요일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 지수가 발표된다. 연준은 PCE 지수를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3월까지 PCE 지수는 연준의 가이드인 2%(전년대비)보다는 낮지만 최근 물가 상승을 반영해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퀼스 부의장의 이날 연설은 증시 종료 직전에 나왔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금요일 PCE 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높을 경우 연준의 테이퍼링 태도 변화와 맞물려 레거시 금융시장, 디지탈 자산시장 등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