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자매지인 배런스(Barrons)가 지난 주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장문의 시리즈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배런스와 또 다른 자매 매체인 마켓워치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다루는 웨비나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관련 특집 기사를 쓴 거죠.

WSJ의 대주주인 뉴스코프는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죠. 머독의 후계자인 둘째 아들 제임스 머독은 테슬라 감사위원회 멤버입니다. 그는 지난 1월 테슬라가 15억 달러 비트코인 투자를 할 때 최종 승인을 내린 인물 중 하나입니다.

이런 배경 하에서 배런스 기사를 정독해보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합니다. “비트코인 매스 어댑션의 또 다른 징후다. 대중적인 레거시 미디어가 디지털 자산시장에 대한 특집 기사와 웨비나를 열고 있다. 레거시 금융시장과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융합하기 시작했다.”

배런스 특집 기사 중 기업 재무 담당자와 초보 투자자들이 참조하면 좋을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 1. 시작은 작게..3% 정도로
투자 자산 중 비트코인 비중은 3%가 적당하다.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사이드(가격 상승 가능성)는 매우 매우 클 수 있다.

2009년부터 계산하면 비트코인 상승률은 500만%. 이런 수익이 다시는 오지 않겠지만, 오늘부터 시작해도 장기적 목표 수익은 ‘지수적으로’ 높을 것이다. 주식이 연간 한 자리 또는 두 자리 상승률이라면 비트코인은 5배, 10배 짜리 투자다.

캘리포니아 소재 IEQ 캐피탈은 운용 자산이 120억 달러다. 이 회사는 고객 자산 중 1~3%를 비트코인에 배분하기 시작했다. 현재 8000만 달러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에릭 해리슨 공동 대표는 “너무 멀지 않은 장래에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두 배 또는 세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거래되는 비트코인 총량은 상당히 적다. 기관, 기업,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비트코인 구입을 시작하면 수요-공급 불균형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9300만 달러가 유입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1% 상승한다. 금 가격을 1%를 끌어올리는데 들어가는 돈의 20 분의 1 밖에 안된다.

# 2. 독자성과 변동성을 이해하라
비트코인 가격이 적정한가는 엄청난 논쟁거리이나, 이 자산의 독자성(noncorrelation)은 인정해야한다. 2020년 3월 팬데믹 쇼크 이후 비트코인은 주식, 채권, 상품과는 다른 가격 움직임을 보였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을 때 위험 분산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 투자의 메리트 중 하나다. 동시에 과거 가격 움직임이 미래 예측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루톨 그룹의 CIO 짐 폴슨에 따르면 2018~2020년 사이, 비트코인과 주식 사이의 상관관계는 0.11에 불과하다. 채권-주식 상관도가 -0.24, 금-주식이 0.31인 것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위험 분산 효과가 입증된다.

상관도가 1이면 두 자산 각겨 움직임이 완벽하게 동일한 것이고, -1이면 완전이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두 가격은 무관하게 움직인다. 채권과 비트코인의 상관도는 -0.01이다.

# 3. 높은 변동성..투자 전략도 달라야한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높다. 이에 맞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비중이 2%라고 하자.

시나리오 1.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해서 비중이 1.5%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을 저가에 다시 매수, 비중을 2%로 맞춘다.

시나리오 2.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서 비중이 2.5%로 올라갔다. 비트코인 일부를 고가에 매도해서 비중을 2%로 떨어뜨린다.

최초 비트코인 매수 전략도 한꺼번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분할 매수가 좋다. 달러-비용-평균 전략(dollar-cost-averaging)이 대표적이다. 투자 비중을 단번에 2%로 끌어올리지 말고, 같은 금액을 3개월, 6개월, 12개월 등 나눠서 투입한다.

# 그렇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할 것이가
월가에는 다양한 비트코인 관련 상품이 있다.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하거나,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위탁할 경우 수수료. 백오피스 비용, 세금 보고, 수탁 등 잡다한 일이 생긴다.

피델리티는 월가 최초로 이런 업무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피델리티는 비트코인 ETF도 신청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에도 유사 상품이 있다. 뱅크오브뉴욕멜론도 수탁 업무를 세팅 중이다.

비트코인 ETF는 아니지만 그레이스케일 신탁은 대표적인 간접 투자 상품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ETF(ARKW)와 앰플리파이 트랜스포메이션 데이타 쉐어링 ETF(BLOK)도 있다. BLOC에는 마이닝 업체도 편입돼 있다.

#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다면 애플도 비트코인 투자했을 것”
배런스의 시리즈 기사에는 기업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배경을 분석한 것도 있습니다. 압권은 단연 테슬라죠.

테슬라처럼 비트코인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도 열거하는데요. 애플이 살짝 등장합니다. 토로소인베스트먼트의 CIO인 마이클 베누토는 이렇게 말합니다.

“(테슬라의 뒤를 따르는 결정은) 오너십과 관련이 있어요. 테크 기업들 중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들을 생각해보자구요. 페이스북, 오라클, 그리고 애플이겠죠? 만약 스티브 잡스가 아직도 애플에 있다면 이미 비트코인에 투자했을 겁니다. 팀 쿡 CEO는 다른 선수죠. 그는 고용된 CEO에요. 파운더가 아니죠.”

디지털 자산 투자는 기업 오너의 결단에 달렸다는 얘깁니다.

# 사족
1. 배런스는 지난 2월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가자 “말이 안된다. 버블이다”라고 기사를 썼던 매체입니다.
2. 배런스의 다른 시리즈 기사들은 비트코인 채굴, 사토시 나카모토, 블록체인 기술, 규제 당국의 입장 등을 다룹니다.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상식적인 내용입니다.
3. 배런스에는 ‘가이드 투 웰스(Guide to Wealth)’ 코너가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 기사도 이 코너를 전담하는 웰스 앤드 애센 매니지먼트(Wealth & Asset Management) 팀이 작성했습니다. *본 기사를 바탕으로 JJ 기자가 해설을 한 방송은 블록미디어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배런스 특집 기사의 뒷얘기, 이번주 이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동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