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의 금리, 디지털 자산시장 미시 지표, 그리고 감독 당국의 스탠스를 점검해봤습니다. 비트코인은 방향성을 찾을 때까지 방어적인 전략을, 국내외 알트코인은 급격한 가격 변동에 대비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 질문 1. 금리 더 올라? : 연준, SLR 혜택 종료..”원래 1년 짜리 프로그램”
지난주 금요일 월가는 연준이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혜택을 종료한다는 발표에 긴장했습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국채를 사거나, 연준에 돈을 맡기면 그만큼 자기자본 비율 산정에서 혜택을 봤어요. 코로나 팬데믹이라 시장이 흔들릴 걸 우려한 연준이 마음껏 국채를 사라고 1년간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이 혜택을 이달 말로 종료한다는 겁니다. 혜택 받던 것이 없어지니까 은행들이 국채를 내다 팔지 않겠나 우려한 거죠. 의견이 엇갈려요.

첫째, 이미 금리가 많이 올랐다. 재료가 선반영됐다는 주장이에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1.7% 레벨은 팬데믹 이전 수준입니다. 이제부터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은 팬데믹 요소를 제외하고 진짜 미국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둘째, 금리가 더 오른다. 2%선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요. 재니 몽고모리 스콧 증권사의 가이 르바스는 “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그룹 같은 은행들이 이번 조치로 2000억 달러 이상 국채를 팔아야한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자금 조달도 국채로 할테니 채권 매물이 더 많아지는 거죠.

# 답 1. 10년 만기 2.1%까지..시장 내구력 테스트 받을 듯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쉬르 애널리스트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향후 2.1%, 더 오르면 2.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겐하임의 스콧 메이나드 글로벌 CIO는 “이번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기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10년 금리는 2~2.25%까지 상승할 것”고 말했습니다.

레거시 금융시장이 2% 대 금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처음에는 당황하게죠. “금리 상승 이유가 경기 회복의 반영”이라고 적응하게 되면 곧 안정을 찾을 겁니다.

특히 곧 2분기입니다. 레거시 투자 기관들은 2분기를 맞아 새로운 자산 배분 전략을 짰을 겁니다. 대형 연기금들은 어쨌든 채권시장에 돈을 넣어야 하니까 금리가 조금 올라도 버티면서 갈 수 있죠. 문제는 개인입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2%대 금리는? 그렇게 높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요. 이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준 재난지원금 1400 달러 수표는 주식, 나아가 디지털 자산시장으로 옮겨올 개연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레거시 금융시장이나 디지털 자산시장 모두,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악재이나, 적응을 끝내면 가격 변수로써 영향력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질문 2. 디지털 자산시장의 미시지표는?
레거시 금융시장에서 단련된 스마트 웨일이 디지털 자산시장으로 계속 유입될 것인가. 금리가 2%로 상승하고, 2분기가 시작이 되는 상황에서 대체 투자는 후순위로 밀려날 수 밖에 없겠죠.

스마트 웨일의 행동이 느려지면서 신규 수요는 정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8000 달러대에서 삼각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여기서 균형이 무너지면 가격 조정이 오는 것이고(붉은선), 견뎌 내면 6만7000 달러 대를 바라보는 거죠(청색선).

지난 주말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대규모 비트코인 인출이 있었는데, 이것도 내부 지갑 이동으로 판명 났습니다. 미시지표가 거의 고정돼 있는 것도 1분기처럼 스마트 웨일의 행동이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 됩니다.

# 답 2. 비트코인은 횡보 가능성…알트코인 외부 충격 대비
디지털 자산시장의 미시지표들은 비트코인 6만 달러 돌파가 간단치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횡보죠.

윌리 우같은 분석가는 디지털 자산시장 미시지표들을 보고 “비트코인 시총 1조 달러가 바닥”이라며 “그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개월 전 1만9700 달러를 돌파한 후 28.7%의 비트코인 움직임이 이 가격대 위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근거에요.

다만 스마트 웨일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비트코인보다는 알트코인이 더 강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윌리 우의 말대로 비트코인이야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알트 코인들은 사정이 다를 겁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국내 알트코인들입니다. 이른바 재료빨로 오른 코인들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죠.

외부 충격이 뭘까요? 감독당국이죠. 코인베이스가 지난 주말 원투 펀치를 맞았잖아요.

# 질문 3. SEC는 무슨 생각을 할까?
코인베이스에 벌금을 부과한 주체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입니다. 바이낸스 조사도 이곳에서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코인베이스 벌금 부과 소식이 나온 후 곧바로 블룸버그는 3월 직상장을 연기한다고 보도했죠.

이제 공은 증권거래위원회(SEC)로 넘어 갔습니다. 원래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거였죠. 코인베이스가 화려하게 나스닥에 입성합니다. 비트코인 관련주 중에 최상단을 차지합니다. 테슬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죠.

이런 긍정적인 무드를 타고 비트코인 ETF도 승인을 받습니다. 캐나다에서 잘 팔리고 있는 ETF가 월가에서 본격적으로 거래되고, 리테일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시장 접근성이 높아집니다.

코인베이스 직상장은 SEC 입장에서는 고민 거리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자체가 상장된 마당에 그 암호화폐를 베이스로하는 ETF를 거부할 명분이 없죠. 뒤집어 얘기하면 코인베이스 상장과 ETF 심사를 분리할 명분이 필요합니다. 상장이 안되면 ETF도 없는 겁니다.

SEC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과 투명성을 이유로 ETF를 열어주지 않았거든요. 가격 결정은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해야하죠. 이번에 CFTC가 코인베이스에 벌금을 물린 이유가 바로 불명확한 정보 제공, 투자자 오도였잖아요. 2018년 일을 가지고 조치를 내린 것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CFTC가 앞에서 때리고, SEC는 명분을 챙긴 형국입니다. “비트코인 시장이 아직도 불투명해. ETF는 아직 안돼.”

# 답 3. 뜻밖의 파장..상장 철회
ETF가 이번에도 불허되는 정도로 마무리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우리가 체크할 수 없는 레벨에서 코인베이스 상장 자체를 철회하도록 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금리 같은 거시경제 변수, 디지털 자산시장의 미시지표 움직임을 능가하는 규제 후폭풍이 시장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코인베이스가 4월에는 직상장을 한다고 하니, 그 추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