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투자를 해야 해요. 100만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사면 수수료가 150원, 비트코인을 사면 2500원. 차이가 뭘까요?

“암호화폐 수수료 이대로 괜찮나?” 기사가 나간 후 놀라운 반응을 들었습니다. 암호화폐도 잘 알고, 분석도 하는 어떤 증권사 애널리스트였습니다. 두 시장을 다 경험한 소위 ‘전문가’죠.

첫째, 시장 규모. 두 시장이 다르다는 거에요. 국내 주식시장 시총은 2300조원, ‘글로벌’ 암호화폐 시총은 1370조원. 주식시장 대비 60%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많이 컸죠.

왜 비교 대상을 국내와 글로벌로 하냐는 거에요. 그런데 서울에서 사는 비트코인과 뉴욕에서 사는 비트코인이 다른 물건인가요? 365일, 24시간 국경 무시 거래되는 게 비트코인이죠.

‘전문가 입장’이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이미 시장 규모는 주식이나 비트코인이나 같이 놓고 비교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적어도 60% 수준으로. 그런데 수수료 차이는 10배 내지 15배죠.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둘째, 시장 접근성. 삼성전자를 사려고 증권사에 비대면 계좌 열고, HTS나 MTS 깔고, 클릭 몇 번하면 100만원어치 삼성전자 살 수 있어요.

비트코인 투자를 막 시작한 코린이가 있어요. 비대면으로 계좌 열고, 웹이나 모바일로 거래소 접속해서 클릭 몇 번하고 100만원어치 비트코인 삽니다. 좀 한다는 고인물이나 선수들은 해외 거래소 계좌도 있고, 레버리지 마진 거래도 해요.

국내 거래소가 뭔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투자를 막는 물리적 제한을 특별히 뚫어주는게 있나요?

셋째, 규제에 따르는 리스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는 이제 막 나왔습니다. 규제로 거래소 사업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수수료를 높게 받겠다? 그럼 특금법 발효되고 9월 이후부터는 수수료 내릴 건지 묻고 싶어요.

거래소들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습니다. 기관화 장세가 본격화됐고, 가상자산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고 싶은 투자자도 많아요.

미국에 LVL(레벨) 거래소가 있습니다. 수수료 프리를 선언했어요. 인출 수수료 3달러만 받겠답니다. 코인베이스는 1~5달러 인출 수수료 받습니다. 수수료 없이 비트코인 거래하라는 거에요. 코인베이스 따라 잡겠답니다. 돈은 어떻게 벌지? 마스터카드랑 연계한 현금카드 발급, 프리미엄 회원 수수료, 유동성 제공자 우대 등으로 번답니다.

사족.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 경신 이어갈 때 국내 거래소들은 수수료로만, 상장피, 마케팅비 이런거 말고, 수수료로만 도대체 얼마나 벌었을까,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