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국내 블록체인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블록체인을 응용한 B2B나 소프트웨어 업체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블록체인 콘퍼런스’에서 방역주 라인 투자심사역은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관련 국내외 투자 동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블록체인 투자는 2017년과 2018년에 거쳐 일어난 ICO 광풍에 의해 시작됐다. 다양한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이 모금을 진행했지만, 실제 성과를 배출한 프로젝트는 극소수였다. ICO는 거의 사그라들었지만 VC(벤처캐피털)의 블록체인 기업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VC는 기존 IT 업체에 투자하는 것처럼 신주 발행을 통해 블록체인 업체에 투자한다.

◆ 해외 블록체인 투자는 디파이에 집중 

방 심사역은 “올해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인프라 회사가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 오미세고(이더리움 기반 온라인 결제 솔루션) ▲블록파이 (비은행 대출 기구, 디파이 대출 서비스 개발) ▲ 라이트넷 (소액 해외송금 솔루션 개발) ▲ 유니스왑 순으로 투자를 받았다.

그는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서비스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B2B 회사에 투자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퀘어, 페이팔과 같은 빅테크 기업의 암호화페 시장 진출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 심사역은 “빅테크 기업들이 실물시장에서 블록체인 시장으로 올라가는 온램프(On-Ramp, 진입차선)를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으로 채널을 확보하고, 향후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 투자, 규제 준수하는 기술·데이터 업체 중심 

방 심사역은 “국내에서는 기업형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 등에 투자 유치가 많다”며 “제도권 규제를 준수하는 블록체인 기술·데이터 업체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해외 동향과는 차이가 난다.

그는 “해외는 가상자산 금융 시장에 투자를 많이 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B2B, 소프트웨어 업체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방 심사역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기업은 카사(92억원)이다. 그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은 ▲ 람다256(80억원) ▲ 아이콘루프(60억원) ▲ 크로스앵글(40억원)이다.

그는 “최근에는 게임 개발,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은 기업에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제는 가상자산 실용자산임을 증명해야” 

방 심사역은 “블록체인 산업은 아직 극 초기 단계”라며 “디파이가 1년에 20배 넘게 성장했는데도 아직 전체 계정 수가 100만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형 솔루션에도 삼성, IBM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컨셉 검증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 검증보다 고객 가치를 증명해야 된다. 가상자산 역시 실용자산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