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소식이 여전히 전해지지 않는 가운데 업계는 과연 그것을 가능하게 할 요인이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디크립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미국 당국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경우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며 기관과 소매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오래 전부터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미국 SEC는 다수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에 대해 결정을 연기하거나 승인을 거절했으며, 앞으로도 그 전망은 불투명하다.

가장 최근의 비트코인 ETF 승인 거절 사례는 올해 2월이었다. 자산운용사 월셔 피닉스는 2019년 1월 비트코인 ETF 승인을 처음 신청한 후 여섯 차례에 걸쳐 신청 내용을 수정한 끝에 결국 미 SEC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았다.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SEC가 개방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EC는 비트코인 ETF의 투자자 보호 능력과 시장 조작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계속하고 있다.

로버트 잭슨 주니어 전 SEC 위원은 2019년 비트코인 ETF는 암호화폐 시장이 충분히 투명하고 유동적일 때, 그리고 더 큰 시장 참가자들을 추가할 때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컨설팅 기업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창립자인 톰 리 역시 2019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ETF가 실현되기에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이 너무 작다면서, ETF가 작동하려면 비트코인 한 개당 15만 달러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분석 기업 퀀텀 이코노믹스의 부사장 찰스 보베어드는 이 문제를 잠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광범위한 디지털 통화 시장의 지속적 성숙과 시장 인프라의 점진적인 개선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보다 성숙해지면서 SEC의 승인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컨설팅 기업 크립토 골드 센트럴의 CEO 앤디 호프만은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JP모건과 같은 합법적인 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으로 인해 SEC는 비트코인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 ETF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블룸버그의 수석 상품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비트코인의 주류화가 빨라지며 ETF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