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7일(현지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와 정부의 추가 부양책 협상을 중단시켰지만, 미국인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급과 항공사에 대한 지원 대책을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대선 이후 승자에 관계없이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전날 크게 위축됐던 투자 심리를 회복시켰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30.70포인트(1.91%) 상승한 2만8303.46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50포인트(1.74%) 오른 3419.45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10.00포인트(1.88%) 상승한 1만1364.60에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갑작스럽게 의회와 정부의 추가 부양책 협상을 중단시켰지만 이어진 트윗에서 항공사에 대한 지원과 미국인에 대한 1200달러 직접 보조금 지급을 언급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미 대선 이후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주식을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통령의 연이은 트윗이 시장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투자자들은 11월 민주당의 승리와 그 이후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기 시작했다”면서 “그것은 연준에 대한 믿음과 함께 매도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모야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시장 중장기 계획을 바꿀 만한 것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셔널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대선 전 부양책 협상의 붕괴는 미국인들에 또 다른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고 이미 둔화한 회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이것은 연방준비제도(Fed)를 추가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 속에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추가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원이 부족하면 회복이 약하고 가계와 기업이 불필요한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CNBC와 인터뷰 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부양책의 부재가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은 정부와 의회의 추가 재정 부양책이 늦어지거나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경우 경제 회복이 느려질 것을 우려했다.

투자자들은 내달 3일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Ipsos)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두 후보가 박빙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이날 오후 카멀라 해리스(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TV 토론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편입기업들의 순이익은 3분기 약 21%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코로나19로 경제의 상당 부분이 봉쇄됐던 2분기 30.6%의 감소 폭보다는 완화된 수치다.

기술주는 종목별로 혼조된 모습을 보였다. 프라임데이를 앞둔 아마존닷컴의 주가는 이날 3.09% 상승했고 내주 아이폰12 발표를 앞둔 애플의 주가도 1.70% 뛰었다. 반면 페이스북은 0.21%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항공사 지원 언급으로 항공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글로벌 제츠 상장지수펀드(ETF)는 2.79% 상승했다.

시장이 전날 약세를 되돌리는 와중 변동성도 잦아들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4.38% 넘게 내려 28.1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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