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엔엑스씨(NXC, 넥슨 지주사)가 보유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장부가액을 2년만에 96% 손실 처리했다.

지난달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NXC는 보유한 코빗의 지분 62.68%에 대해 지난해 147억원을 손실처리해 장부가액을 185억원에서 35억원으로 낮췄다. 지난 2018년에 779억원을 손실처리한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취득가액(960억원)의 96%에 달하는 925억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NXC는 지난 2017년 코빗의 지분 62.22%를 약 96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코빗의 기업 가치를 약 160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코빗 인수는 금액이 고평가 됐다는 일각의 우려와는 다르게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됐다. 2017년 10월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초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불어온 투심이 한 몫했다. 암호화폐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거래소들의 시장가치는 크게 상승했고 코빗의 가치도 인수 금액을 상회할 정도로 높게 평가됐다.

상황은 2018년 3월부터 급변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시장 침체기가 시작됐다. 코빗도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빗의 매출(수수료 수익)은 2017년 754억원에서 2018년 268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700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457억원의 순손실로 전환됐다.

이 기간 NXC는 코빗의 지분을 소폭 늘렸지만(62.22%→62.68%), 장부가액은 964억원에서 185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코빗의 매출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기업가치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시기 손상가액만 780억원이다.

지난해 코빗의 경영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27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36억원으로 떨어졌으며, 당기순손실도 128억원을 기록했다.

NXC는 2018년 185억원이었던 장부가액을 지난해 다시 35억원으로 변경했다. 지분 변동은 없었으며, 149억원 상당을 손실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960억원이었던 코빗의 장부가액이 매출액 급감 등, 경영실적 악화와 함께 3년만에 약 96% 감소하게 됐다.

한편 업계는 NXC의 암호화폐/블록체인 사업 본격화가 코빗의 경영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코빗과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협업이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이다.

NXC는 2017년 코빗 인수를 시작으로 암호화폐/블록체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하며 비트스탬프 일본, 비트스탬프 룩셈부르크, 비트스탬프 미국, 비트스탬프 슬로베니아 등을 추가로 설립했다.

2018년에는 게임 자회사였던 라시모의 사명을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으로 변경하고 업종에 ▲통신판매중개업 ▲온라인정보제공업 ▲기술연구 및 용역 수탁업 ▲시스템 구축사업 ▲전자지급 결제 대행업 ▲외국환거래법상의 소액해외송금법 등을 추가했다. 지난 2월에는 ‘아퀴스’를 설립했다. 아퀴스는 게임적 요소를 가미한 자산 투자·거래 플랫폼이다. NXC는 아퀴스를 통해 “주식은 물론,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취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퀴스가 가상자산 등 모든 종류의 자산을 취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만큼, 업계는 코빗과의 협업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공포된 ‘특정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영향으로 당장 새로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만들기는 사실상 어렵다. 특금법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ISMS인증’, ‘실명확인입출금 계정’ 등을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 당장 준비 작업에 들어가도 모든 준비를 마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코빗은 국내 4대 거래소로 인정받으며, 신한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받고 있다. 또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NXC의 자회사인 코빗과 아퀴스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한다면 사업 연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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