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건 엘리시아 대표 / 사진=엘리시아 제공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억! 소리 났던 부동산 투자를 커피 값으로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수익률 좋은 강남의 상가 건물을 소유할 수 있다면? ‘주님 위에 있다는 건물주’. 일반 사람들에겐 꿈 같은 이야기다. 부동산 투자는 큰 돈이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통해 누구나 건물주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공동 투자 플랫폼 ‘엘리시아(https://elysia.kr)’를 통해서다.

대한민국에서 투자의 최고봉은 역시 ‘부동산’이다. 집 값 상승이 기대되는 청약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며, ‘돈 생기면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은 몇 해가 지나도 떨어지지 않고 오르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수익성 좋고 안정적인 투자 수단인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높은 초기 투자금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임정건 대표는 엘리시아를 설립하고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다.

임 대표가 블록체인을 접한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대부분의 개발자들과 달리 그는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적성과 선택한 전공이 다르듯, 임 대표도 비슷한 부류였다.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임 대표는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진 이후 창업동아리와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CTO로 취업도 했다”며 “늦기 전에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던 때 블록체인을 접했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하나의 경제 시스템이 몇 줄의 불과한 코드로 구성된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부동산 공동 투자를 생각한 것은 아니다. 여러 번의 시행 착오가 있었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경험하고 있듯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역시 ‘수익창출’이었다. 임 대표는 “처음엔 시스템만 만들어 놓으면 알아서 작동하리라 생각했지만, 돈의 흐름은 어디선가 들어와야 가능한 것이었다”면서 “조금 더 직관적으로 경제 시스템을 돌릴 수 있는 모델을 생각하다가 미술품 공동구매를 생각했고 기술 교류를 하다가 부동산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엘리시아의 부동산 공동 투자 플랫폼은 약간 복잡한 구조다. 엘리시아가 우선 자회사를 설립해 부동산을 구입한 후, 해당 자회사의 지분을 판매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간접 소유하게 하는 방식이다. 엘리시아는 설립된 자회사를 기반으로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토큰을 발행한다. 엘리시아는 공모할 건물을 매입할 때 마다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게 되는데, 토큰도 자회사(건물) 마다 각각 발행된다.

이 토큰은 주식 보유분 만큼 주주에게 지급된다. 해당 토큰은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주주들의 소유권을 증명하는데 이용된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해당 토큰을 교환하면서 자유롭게 지분을 교환할 수 있다. 이 역시 블록체인에 기록돼 투명하게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이렇게 기록된 지분률에 따라 임대료 등의 수익이 분배된다. 해당 토큰은 외부로 반출이 불가능하다.

현재 상장된 엘리시아 토큰은 부동산 내부에서만 돌아가는 지분 보유 증명 토큰과 외부를 연결해주는 ‘유통망’ 역할을 하게 된다. 상장된 엘리시아 토큰으로는 엘리시아를 통해 부동산 내에서 돌아가는 토큰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부동산 내에서 돌아가는 토큰을 현금화 하기 위해 엘리시아에게 부동산 토큰을 반납하면 해당 가치에 맞춰 엘리시아 토큰으로 교환해준다.

이런 복잡한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현실적 문제’와 ‘규제의 장벽’이 있다. 주주를 직접 등기에 등록하게 되면 등록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STO(증권형 토큰) 방식으로 직접 부동산을 토큰화해 판매하고 수익을 분배하면 증권법 위반이나 유사수신의 문제가 있었다.

임 대표는 “고민 끝에 자회사 법인을 설립하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면서 “법인의 주식을 온라인으로 쉽게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부동산도 모바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부동산의 소유주인 만큼 건물에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부동산의 매각이나 수리, 임대료 결정 등 모든 사항에 주주로서 의견을 펼칠 수 있다. 소유주가 한 명일 때는 발생하지 않을 문제지만, 다수가 됐기 때문에 의견 취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주주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주주총회가 열린다. 엘리시아는 조금 더 쉬운 방식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도 온라인 주주총회가 가능하지만, 안건에서 다룰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다. 임 대표는 “온라인 주총과 관련해 조금 더 다양한 의견 공유가 가능한지에 대해 샌드박스 쪽으로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면서 “이용하기 쉬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 말했다.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는 ‘신뢰’ 문제를 꼽았다. 신생 플랫폼이다보니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부족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엘리시아는 우선적으로 투자자와 함께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를 통해 신뢰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엘리시아도 부동산에 일정 지분을 넣어 해당 투자에 대해 책임진다는 인상을 주는 방식이다. 그는 “엘리시아가 가져야 할 지분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책임진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정도는 가져가려 한다”면서 “상품의 인기도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10~20%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반응은 괜찮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처음에는 ‘진짜 되나?’ 라는 생각으로 들어오신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실제 수익이 나는 모습을 보며 추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투자자들에게 환급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해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값으로 건물주가 되세요.” 임정건 대표가 처음 플랫폼을 만들면서 내놓은 문구였다. 이처럼 그는 서비스의 목표로 ‘부동산 투자의 장벽 낮추기’를 꼽았다. 임 대표는 “엘리시아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됐음을 인정받고 싶다”면서 “부동산이 쉬운 투자 영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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