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다가오는 24일~28일의 한 주의 뉴욕증시는 다시 코로나19 확산 양상과 방향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의 최악 고비는 넘었다는 낙관과는 달리 지난밤 중국의 800명 이상 확진자 추가 발표 등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결국 산업전반의 수요 감소와 공급망 왜곡으로 이어질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227.57포인트(0.78%) 하락한 2만8992.41에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74.37포인트(1.79%) 내린 9576.59로 집계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48포인트(1.05%) 하락한 3337.75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4%, 나스닥지수는 1.6%, S&P500지수는 1.3% 각각 하락했다. 전주와는 상반된 양상이다. 전주 한주간 다우지수는 2.2%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0%, 1.6% 올랐다.

이날 월가 투자자들은 주말을 앞두고 다시 코로나19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밤사이 중국에서 8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표되면서 증시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결국 수요 감소와 공급망 왜곡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뉴욕증시의 하락을 어떻게 보냐는 CNBC의 질문에 “월가에서 투자심리에 전환이 있는 것같다”고 답했다.

지난 2주 동안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92%나 급감했다. 애플과 같은 일부 미국 기업들 역시 코로나19의 역풍으로 이번 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요 둔화는 가시화되고 있고 이것도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스케방크의 미카엘 올라이 밀호즈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적 폐쇄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본다”면서 “상당수의 선박 운항이 12월 이후 5% 이상 감소했고 인민은행의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어떤 통화정책이 이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 최악 지난 것이 아니다…코로나19 우려 다시 고개들어

최근 투자자들은 코로나19의 장기적 경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낙관하고 분위기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중국 본토 외 지역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추세지만 그래도 수치 자체는 매우 신중히 해석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금요일 신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광범한 확산을 막을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중국 이외 지역인 일본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이란과 레바논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투자자들의 위험기피 성향도 높아졌다. 안전자산인 미국채와 금값이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9% 밑으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647.40달러까지 오르며 7년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이 유럽에 비해서는 무역 등에서 중국과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어 그 충격이 덜 한 편이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형국에서 글로벌 경제에의 여파는 가늠하기가 어려운 정도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전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낮은 확률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중국 공급망이 차단되면서 미국 제조업체들은 다른 공급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 점차 매출 하강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CNBC는 “시장 참가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이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를 추산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월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BOA글로벌리서치의 부르노 브라이지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는 양상은 이것이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는 것이 오늘 증시에서 나타났고 침체의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탠다드차다드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요일 “코로나19(COVID-19)가 중국 수입과 수출을 각각 30%와 10% 위축시킬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8%에서 5.5%로 하향조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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