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암호화폐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락업 기간 x개월’ 혹은 ‘토큰 소각 예정’. 토큰을 묻고 태우고 한다니 왠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라는 광고 한 소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토큰에서 쓰이는 락업과 소각, 어떤 의미일까?

지난 19일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체 토큰 BNB의 소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약 220만개의 BNB 토큰을 소각한 것인데, 한화로는 450억원 규모에 해당한다. 토큰을 소각한다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간단하다.

‘소각’의 사전적 정의는 ‘지워서 없애버림’이다. 즉, 일정 수량의 토큰을 지워서 없애버린다는 뜻이다. 실제로 토큰을 없애는 것은 아니고 프라이빗 키가 없는 지갑에 토큰을 보내버림으로써 다시는 되찾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그렇다면 멀쩡한 토큰을 왜 지워서 없애(소각)는 것일까? 이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생각해보면 간단히 이해된다.

예를 들어보자. 시장에 새우깡 10봉지가 봉지당 500원에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다섯 봉지를 비둘기가 훔쳐 먹었고 5봉지만 유통되게 됐다. 10명이 각 자 한 봉지씩 500원에 사려던 것을 5명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새우깡을 사려던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붙었다. 이들은 새우깡을 얻기 위해 유통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새우깡을 사기 시작했다. 결국 500원짜리 새우깡의 가치는 이를 가지려는 사람들의 경쟁으로 1000원까지 오르게 됐다.

토큰도 이와 비슷하다. 100개의 토큰이 1원에 유통되고 있던 상황에서 토큰 발행인이 토큰의 일부를 소각해 유통량을 줄여버리면 사려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발생해 토큰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원리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프로젝트들은 토큰 가격 유지를 위해 종종 ‘소각’을 진행한다. 회사가 보유한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소각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의 토큰 생태계를 보면, 발행된 토큰의 자연스러운 쓰임으로 토큰이 회사에 되돌아오고 회사는 이를 소각해 일정 가치를 유지시킨다.

반대로 토큰을 발행한 회사가 시장에서 토큰을 직접 사들이는 경우는 ‘바이백(Buy Back)’이라 한다. 바이백은 소각과 마찬가지로 가격 형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소각이 찾을 수 없는 지갑으로 토큰을 보내 영구적으로 유통량을 줄이는 것이라면 바이백은 회사가 토큰을 보유하고 있어 따로 언급이 없다면 언제든 시장에 다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

코인을 하다보면 ‘0개월의 락업 기간이 설정돼 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락업이란 토큰을 보유한 사람이나 기관이 해당 기간 토큰을 매각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ICO나 후속 투자를 통해 투자금을 모집했을 경우, 기관 및 초기투자자를 대상으로 이 락업 기간을 설정한다.

초기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상장되는 등 단기간에 가치가 상승했을 때 대량의 암호화폐가 매도돼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 락업이 설정된 기간 동안에는 해당 물량이 유통되지 않아 일정 가치가 유지되지만, 락업이 해제되면 유통량이 급격히 늘어 토큰 가격이 하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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