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10일(현지시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EC는 전일 오후 비트와이즈자산운용이 신청한 ETF에 대해 시장 조작 방지책 등 필요 요건들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의 랠리는 중단됐지만 일부에서 우려됐던 급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많은 시장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단기 기술 지표들 또한 강세 성향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ETF는 지금까지 기관 자금의 본격적인 암호화폐 유입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일부에선 비트코인의 전일 미국 시간대 강력한 랠리도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감과 연결해 해석했다. 따라서 SEC의 발표 직후 목격된 이 같은 상황은 다소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비트코인의 24시간 가격 추이(뉴욕시간 10일 오후 3시 25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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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10일 오후 3시 25분 코인마켓캡에서 전일(24시간 전) 대비 0.5% 내린 8557.65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은 이날 뉴욕 시간대 계속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연출했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지난 12개월간 SEC의 거듭된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와 연기를 통해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치를 이미 낮췄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렉스 크루거는 “SEC의 비트코인 ETF 거부는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어야 한다. 아무 사건도 아니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대차대조표 확대 방침을 밝힌 게 비트코인을 지금 지지해주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지닌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감이 비트코인의 전일 랠리 원동력이었다면 SEC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급락했어야 한다면서 연준의 통화 공급 확대 기대감이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주된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8일 조만간 미국 국채를 포함한 자산 매입을 통해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많은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 공급 확대가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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