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4일 시장은 환율에 묶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1540원을 돌파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조9000억원 넘게 팔았고, 비트코인(BTC)은 6만3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코스피와 원화, 디지털자산이 동시에 흔들리며 위험자산 전반의 체감 온도가 낮아졌다.
이날 국내에서는 환율 급등과 외국인 매도가 시장의 가장 큰 변수였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거래 체제로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정규장을 1520원 후반대에 마감한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1540원을 돌파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고용과 물가 압력의 단서가 될 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시간 밤에는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1분기 생산성·비용 수정치, 미국 5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환율이 끌고 외국인이 밀었다…코스피 1.84% 하락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2.08포인트, 1.84% 내린 8639.4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8759.0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8577.30까지 밀렸다. 장 초반 반등 시도는 있었지만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 압력이 동시에 커지면서 흐름을 지키지 못했다.
수급은 뚜렷하게 갈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952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조115억원, 기관은 1조8143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받아낸 셈이지만, 원화 약세가 워낙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지수 방향을 돌리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체로 약했다. 삼성생명은 8.75% 급락했고 삼성전기(-5.35%), 삼성전자우(-4.97%), LG에너지솔루션(-4.63%), 현대차(-3.98%), SK하이닉스(-2.63%), 삼성전자(-2.50%)가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10.20% 급등했고 SK스퀘어도 1.11% 올랐다. 시장 전체로는 대형주 차익실현이 강했지만 일부 지배구조·지주사 관련 종목에는 매수세가 남아 있었다.
반면 코스닥은 선방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0포인트, 2.31% 오른 1049.73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2069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637억원, 42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대형주가 환율과 외국인 수급에 눌린 반면 코스닥은 반도체 장비·소부장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오테크닉스는 14.81%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에코프로(0.94%), HLB(0.77%)도 올랐다. 반면 알테오젠(-2.94%), 에코프로비엠(-0.30%)은 하락했다. 대형 반도체주가 쉬어가는 사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장비·소부장주로 옮겨간 흐름이다. 반도체 랠리가 끝났다기보다 밸류체인 안에서 수급이 다시 배분되는 장세에 가까웠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3원 오른 1529.7원에 마감했지만, 이날 오후 5시6분쯤 1540.3원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숨 고르기, 원화는 급락…비트코인 6만3000달러대
해외 매크로 지표만 보면 위험자산에 완전히 불리한 흐름은 아니었다. 달러인덱스는 99.175로 0.08% 낮아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85%, 30년물은 4.989%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30년물 금리가 여전히 5%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시장의 부담은 더 크게 받아들여졌다.
디지털자산 시장도 방어에 실패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6만3396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24시간 전보다 5.37%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조2700억달러(약 1952조1170억원)로 5.29% 줄었다. 24시간 거래량은 587억8000만달러(약 90조3700억원)로 0.92% 증가했다. 가격은 빠졌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다. 매도 압력과 저가 매수가 강하게 부딪힌 구간이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차트에서 6만7000달러대 초반에서 출발해 장중 6만1000달러 부근까지 밀렸다. 이후 6만4000달러 부근까지 반등을 시도했지만 회복력은 제한적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2100억달러(약 3397조원)로 4.69% 감소했고 공포·탐욕 지수는 20으로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46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코인도 대부분 약세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5.34%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1768.67달러로 5.77% 내렸다. 바이낸스코인(BNB)는 600.24달러로 6.64%, 엑스알피(XRP)는 1.16달러(약 1785원)로 6.13%, 솔라나는 68.86달러로 8.13% 떨어졌다. 도지코인은 0.08851달러로 5.60% 하락했다.
트론(TRON)은 0.3300달러로 0.89%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68.13달러로 5.89% 밀렸지만, 7일 기준으로는 20.39% 상승해 상위권 가운데 주간 강세가 가장 뚜렷했다. 테더와 USDC는 각각 1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며 스테이블코인 역할을 유지했다.
ETF 환매에 CME 선물도 약세…기관 수급 공백 커졌다
미국 현물 ETF 수급도 시장을 받쳐주지 못했다. 3일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3억9660만달러(약 6097억원)가 순유출됐다. 블랙록 IBIT에서 3억4230만달러(약 5262억원), 피델리티 FBTC에서 5430만달러(약 835억원)가 빠져나갔다. 나머지 주요 ETF는 대체로 유출입이 없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는 구간에서 가장 강한 매수 기반으로 여겨졌던 ETF 자금이 오히려 빠져나간 것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도 부진했다. 3일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5294만달러(약 814억원)가 순유출됐다. 이로써 이더리움 ETF는 17거래일 연속 자금 이탈 흐름을 이어갔다. 유출은 블랙록 ETHA에 집중됐다. ETHA에서 5158만달러(약 793억원), 피델리티 FETH에서 135만달러(약 21억원)가 빠졌다. 총 순자산은 99억6000만달러(약 15조3120억원)로 집계됐지만, 연속 환매가 이어지면서 기관 자금의 가격 지지력은 약해졌다.

CME 선물시장도 조정 쪽이었다. 비트코인 6월물은 6만3715달러로 1870달러, 2.85% 하락했다. 장중 고가는 6만5925달러, 저가는 6만1545달러였다. 거래량은 5476계약이었다. 7월물도 6만4115달러로 1800달러), 2.73% 내렸다. 현물 가격이 6만3000달러대로 밀린 뒤 선물시장에서도 하방 압력이 확인됐다.
이더리움 6월물은 1778달러로 28.50달러, 1.58% 하락했다. 장중 고가는 1852.50달러, 저가는 1720.50달러였다. 7월물은 1785.50달러로 29.50달러, 1.63% 내렸다. 이더리움은 현물 ETF 환매와 선물 약세가 함께 나타나며 반등 동력이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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