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기자] 스테이블코인 기반 글로벌 결제 인프라 기업 와사비카드(WasabiCard)가 프리A(Pre-A)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아베니르 그룹(Avenir Group), 버널 캐피털(Vernal Capital), 비전 플러스 캐피털(Vision Plus Capital), 01VC가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를 포함한 누적 조달액은 1000만달러에 달한다.
자금은 글로벌 결제 인프라 강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정산(payout) 역량 확대, 해외 시장 진출 가속, 제품 개발과 컴플라이언스 투자에 쓰인다. 레이 Y(Ray Y) CEO 겸 공동창업자는 라운드 마감과 함께 공개한 파운더 레터에서 회사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정리했다. 핵심은 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이 작동하느냐”라는 질문은 이미 끝났고, 이제 관건은 인프라라는 것이다.
“금융 인프라는 인터넷 경제를 위해 설계된 적이 없다”
레이 Y는 “와사비카드를 창업하며 가졌던 믿음은 하나”라며 글로벌 자금 이동 인프라가 애초에 인터넷 경제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기업은 수 주 만에 글로벌로 확장하고, AI 제품은 하룻밤 사이 수십 개국에서 사용자를 끌어모은다. 크리에이터·플랫폼·개발자·원격 팀은 이제 국경을 전제하지 않고 일한다. 반면 금융 인프라는 달라진 비즈니스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 간 결제는 파편화돼 있고, 글로벌 카드 발급은 접근이 어려우며, 기업 단위 정산은 비효율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에서 즉시 이동하지만, 현실 세계의 결제 인프라와는 여전히 단절돼 있다는 진단이다.
레이는 파운더 레터에서 “수년간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작동 가능성’에 집중돼 왔지만 그 질문은 이미 답이 나왔다”며 “다음 국면은 인프라의 문제, 즉 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실제 기업이 규제 친화적 틀 안에서 글로벌·대규모로 쓸 수 있게 만들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라고 짚었다.
이는 최근 결제 업계의 인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비자·마스터카드부터 스트라이프, 페이팔까지 전통 결제·핀테크 강자들이 잇따라 스테이블코인 레일에 뛰어들면서, 경쟁의 축이 ‘발행’에서 ‘실사용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터는 스테이블코인이 크립토 네이티브 자산에서 본격적인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봤다. 대안적 정산 레이어로 출발한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글로벌 기업의 결제·자금관리(treasury)·지출·국경 간 자금 이동 방식에 깊숙이 편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을, 플랫폼은 확장 가능한 정산 인프라를, 인터넷 네이티브 기업은 은행 영업시간과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금융 시스템을 요구한다.
다음 무대는 ‘AI 네이티브 결제’
레터에서 가장 강조한 미래 어젠다는 ‘AI 에이전트 결제(AI Agent Payment)’다. 레이 Y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가 API 네이티브이자 글로벌하게 연결되고 디지털 자산과 깊이 통합될 것이며, 점점 더 ‘AI 네이티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는 인터넷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향후 AI 시스템은 콘텐츠 생성이나 워크플로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구매·구독 관리·정산 분배·서비스 접근 등 경제 활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통 은행 시스템이 이런 ‘머신 네이티브 상거래’를 위해 설계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차세대 결제 인프라는 프로그래머블 실행, 실시간 정산, 글로벌 접근성,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 레일 간 상호운용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레터는 정리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결제 주체가 되는 에이전트 결제 분야는 코인베이스·비자·스트라이프·구글 등이 관련 표준과 프로토콜을 내놓으며 빠르게 구체화되는 영역이다. 24시간·프로그래머블·소액 정산이라는 특성상 스테이블코인은 기계 간 결제의 유력한 정산 수단으로 거론된다.
유럽·규제, 그리고 “다음 금융 시대”
와사비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글로벌 채택이 가속할수록 규제 명확성과 현지화된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봤다. 특히 유럽을 컴플라이언스에 부합하는 디지털 결제 인프라 성장의 다음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꼽았다.
레이 Y는 “유럽 진출이 단순한 거점 확보가 아니라, 여러 지역에 걸쳐 글로벌 기업을 규제 친화적·확장 가능·신뢰성 있는 금융 인프라로 지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을 지목한 배경에는 MiCA(가상자산시장법) 시행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결제의 규제 윤곽이 또렷해졌다는 점이 깔려 있다. ‘규제 명확성이 곧 인프라 사업의 전제’라는 업계 전반의 인식과도 맞닿는다.
그는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며 인내와 장기적 헌신, 깊은 운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미래의 글로벌 경제가 다른 시대를 위해 만들어진 낡은 금융 시스템에 갇혀선 안 되기에 이 작업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객과 파트너를 향해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카드 발급 역량 강화, 결제·정산 인프라 확대, 스테이블코인 정산 효율 개선, 더 유연한 기업 결제 워크플로 구축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컴플라이언스, 지역 인프라 확장, AI 네이티브 결제 역량 투자도 계속된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함께 일하는 많은 기업은 첫날부터 글로벌하게 사업을 짓는다”며 “우리의 역할은 글로벌 금융 접근을 인터넷 그 자체처럼 매끄럽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것이 우리가 믿는 미래이자 와사비카드가 구축에 전념하는 미래”라며 “이 전환은 이제 막 시작점에 있을 뿐이며, 앞으로 다가올 것에 더없이 설렌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