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2인자’이자 통화정책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며 당분간 기조 변화 없는 ‘매파적 동결’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무역 관세 부과 등 단기적인 물가 상방 압력이 존재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3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은 정확히 적절한 위치(Right place)에 있다”며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급격하게 매파(통화 긴축 선호)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선회할 단계가 아니며, 현 제약적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 둔화 추세를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동발 유가 급등·관세 충격… “일시적 효과 그칠 것”
최근 이란 전쟁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글로벌 관세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의 물가 불안감은 다시 커진 상태다. 하지만 윌리엄스 총재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극단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은 통상적인 일시적(One-time) 충격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유가와 일부 관세의 영향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는 경제에 여파를 미치겠지만, 결국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경계심은 늦추지 않았다. 그는 “물가 상방 압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시장에 완전히 고착화(Embedded)되는 리스크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그러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향후 한두 달 내에 물가가 정점을 찍은 뒤, 올해 하반기 내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성명서 내 ‘인하 깜빡이’ 꺼야… 선제 안내 실효성 의문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한층 신중해진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뉘앙스의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3명의 위원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불안을 이유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어야 한다”며 해당 문구 유지에 반대 표를 던진 바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는 통화정책 소통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금리를 변경해야 할 명확한 논거도 없지만, 향후 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도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워시 신임 의장 체제 가동… 시장 소통 빈도 두고 미묘한 기싸움
이번 인터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난달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 하에서 나온 연준 고위 인사의 첫 공식 발언이라는 점에서 월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과거의 정형화된 모델에서 벗어난 제도적 개혁을 공언하며, 연준 위원들의 잦은 구두 개입과 점도표(Dot plot)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윌리엄스 총재는 신임 의장과의 관계에 대해 “이미 워시 의장과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상황, 그리고 인플레이션 요인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며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워시 의장이 시장 교란을 줄이기 위해 연준 위원들의 대외 발언 횟수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윌리엄스 총재는 “나는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명확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다”며 “누군가 얼마나 자주 발언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우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향후 자신의 시장 소통 빈도를 줄이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