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공개하며 월가의 전통적인 상장 절차를 뒤흔들고 있다. 시장 수요를 확인한 뒤 공모가를 결정하는 일반적인 IPO 방식과 달리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회(로드쇼) 시작 전부터 가격을 공개하며 사상 최대 규모 상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3일(현지시각) 수정된 IPO 신청서를 통해 주당 135달러의 공모가를 제시했다. 이는 앞서 로이터가 보도한 내용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75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해당 규모가 실제 성사될 경우 글로벌 IPO 역사상 최대 자금 조달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평가되며 상장과 동시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4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로드쇼를 시작하며 최종 공모가 확정은 11일로 예정돼 있다. 나스닥 시장 거래는 다음 날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IPO가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뿐 아니라 진행 방식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로드쇼를 통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한 뒤 공모가 밴드를 정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 과정을 사실상 생략하고 가격을 먼저 제시했다. 미국 대형 IPO 가운데 이 같은 사례는 사실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의 독보적인 영향력이 이러한 방식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통해 구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가격 수용을 요구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이번 딜에 참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자는 로이터에 “이번 IPO는 어떤 측면에서도 일반적이지 않다”며 “다만 역사상 최대 규모 IPO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스페이스X는 2025년 매출 186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49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현재 제시된 기업가치는 연매출의 90배가 넘는 수준으로 전통적인 항공우주 기업이나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팀 해트 GSMA 인텔리전스 리서치·컨설팅 총괄은 “매출 대비 90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은 어떤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스페이스X는 전통적인 기업이 아니며 비교 가능한 상장사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배정 방식도 기존 관행과 차별화된다. 스페이스X는 일반 투자자 비중을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존 IPO와 달리 머스크의 강력한 팬층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미즈호증권과 도이체방크 UBS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기관투자자보다 자산가와 개인 투자자 확보에 집중하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이번 상장을 통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IPO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공모가 선공개와 개인투자자 확대 그리고 창업자 중심의 지배구조 유지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상장은 ‘머스크식 IPO’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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