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Strategy)의 최근 비트코인 매도 소식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줬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시티그룹(Citi)은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지적했다.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하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신규 자금 유입이 멈춘 것이 가격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각) 시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스트래티지의 매도 소식이 시장 심리를 뒤흔들었지만, 비트코인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결국 현물 ETF로의 자금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스트래티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중 일부를 매도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절대 매도하지 않겠다”던 마이클 세일러 의장의 기존 공언이 깨진 것으로 받아들이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새 9% 가량 급락하며 지난 3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예고됐던 매도에 과민반응한 시장… “본질은 ETF 순유출”
그러나 시티그룹은 이번 매도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마이클 세일러 의장이 이미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통화에서 포트폴리오 최적화의 일환으로 세제상 불리한 일부 비트코인 물량을 처분할 계획을 미리 밝혔기 때문이다.
시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Alex Saunders)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세금 최적화 물량보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전반에 새로운 매수 수요가 실종됐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시티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주간 가격 변동성의 약 45%는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유출에 의해 설명된다. 사실상 ETF가 가격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는 역대 최장 기록인 ’11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완전히 사그라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 규제 완화 법안 통과 시들… 당분간 반등 모멘텀 찾기 어려워
여기에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대형 촉매제도 힘을 잃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가 한 목소리로 기대하던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제도적 명확성을 줄 수 있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신규 투자자들을 다시 유인할 만한 단기 호재가 사라졌다”고 평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비트코인만 나홀로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 역시 이러한 실망감을 반영한다.
시티그룹은 “획기적인 규제 진전이 이루어지거나, 미국의 재정 지속 가능성(국가 부채 우려)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지 않는 한,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되면서 비트코인의 투자 심리는 당분간 침체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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