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60개 교역국에 최소 1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 교역국에는 12.5%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시각)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최소 1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974년 무역법 제301조(Section 301)를 근거로 진행된 60건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USTR은 “조사 대상 60개 경제권 가운데 어느 곳도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성명을 통해 “미국 노동자들은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 같은 불균형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브라질, 스위스 등 주요 경제권에는 12.5%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반면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영국, 대만 등은 10% 관세 적용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날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10% 관세 대상에는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도 포함됐다.
USTR은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했거나 시행을 약속한 국가에는 10% 세율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국가에는 12.5% 세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강제노동 의혹을 부인하며 미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EU 역시 이번 관세가 정당하지 않다며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관세 정책이 법원 판단으로 제동이 걸린 이후 추진되는 대체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비상권한을 근거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임시 조치로 무역법 제122조(Section 122)를 활용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지만 해당 권한은 다음달 종료될 예정이다.
이번 제301조 관세는 상대적으로 법적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발표가 사실상 2025년 관세 체제를 대체할 영구적인 관세 정책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관세는 즉시 발효되지 않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달 6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뒤 7월7일부터 공청회가 시작된다. 이후 최종 세율이 확정된다.
기업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존 덴턴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은 블룸버그에 “60개 경제권을 하나의 조사 틀로 묶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상당한 규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버라 엘름스 싱가포르 힌리히재단 무역정책 책임자는 “무역 상대국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새로운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연쇄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부 품목은 예외가 적용된다.
블룸버그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소고기, 토마토, 바나나, 커피, 오렌지주스 등 일부 식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에너지와 희토류, 항공기 부품 역시 면제 대상이다. 철강과 알루미늄도 이미 별도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이번 조치에서는 제외됐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충족하는 상품에는 신규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제조업 국가들이 12.5%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전자, 자동차, 산업재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추가 관세가 도입될 경우 기업 비용 부담과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