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2018년 삼성전자에 투자
버크셔, 2022년 TSMC로 대박
아벨, 알파벳 100억달러 등 투자 속도전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IT 주식은 보유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2011년 3월 버핏, 대구 방문)
“삼성전자는 크고 강하고 좋은 회사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샀다.”(2018년 2월 버핏, CNBC 인터뷰)
“버핏이 TSMC를 편입했다는 것은 애플에 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2022년 11월 KB증권 애널리스트)
‘투자의 신’ 버핏은 IT 기업 투자에 인색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알파벳(구글) 투자도 한참 뜸을 들였다. 버크셔 해더웨이가 구글을 포트폴리오에 본격 편입한 것도 지난해 3분기부터다.
버핏의 후계자 아벨은 어떨까? 아벨도 IT 주식에 소극적일까? 버크셔는 언제 삼성전자를 매수할까? 버크셔의 DNA는 버핏에서 온 것이므로, 과거 버핏의 행동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크고 강하고 좋은 회사다”
버핏은 2011년 대구를 방문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기술주 투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버핏은 당시까지만 해도 기술주 투자를 매우 꺼렸다. 한국 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도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018년 버핏의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삼성전자를 크고, 강하고, 좋은 회사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많은 이익을 남기고 팔았다고 말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삼성전자 투자 이유와 수익 규모를 공개했다.
다시 시간이 흘렀다. 2022년 버크셔는 TSMC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최악이었을 때였다. 버핏이 삼성전자가 아니라 TSMC를 선택한 이유가 뼈 아팠다. 버핏은 뒤늦게 애플에 투자했는데, TSMC와 애플의 시너지를 본 것.
버핏이 그 이후에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버핏은 2025년 은퇴를 선언하고 그렉 아벨(Greg Abel)을 CEO로 지명했다.

아벨의 버크셔, 현금 공룡이 움직인다
버크셔는 현금 부자다. 우리 돈으로 590조원. 그 어떤 기관보다 넉넉한 실탄을 가지고 있다. 버핏의 낙점을 받은 아벨 CEO는 1년간 조용히 지냈다. 현금 비축량이 더 늘었다. 버크셔 주주들은 안달이 났다. 버크셔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아벨 CEO는 올해 들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택 건설 업체 테일러 모리슨을 68억달러에 샀다. 버크셔가 이미 들고 있던 조립 주택 업체 클레이튼 홈즈와 통합 플랫폼 구상을 내놨다. 버크셔는 인수한 기업들을 독자적으로 경영했다. 아벨은 버핏과 달랐다. 시너지를 중시하며 주택 업체 2곳의 통합 CEO를 외부에서 모셔왔다.
아벨은 기술주 투자에서도 버핏과 달랐다. 이번주 월가 최대 뉴스는 알파벳의 500억달러 증자였다. 이중 100억달러를 버크셔가 샀다. 버크셔의 알파벳 투자는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 일요일 알파벳 증자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만났고, 다음 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와 만나 거래를 끝냈다.
아벨은 해외 투자도 적극적이다. 일본 보험사 지분을 늘리면서 버크셔의 재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버크셔는 언제 삼성전자를 담을까?
아벨의 버크셔가 구글처럼 삼성전자 투자에도 속도전을 펼칠까? 구글은 500억달러 유상증자로 모은 돈을 AI 투자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버크셔가 AI 전쟁에 실탄을 공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AI 전쟁 최대 수혜주다. 최고의 AI를 놓고, 구글, MS,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각축을 벌이는 사이 삼성전자는 병참 물자(반도체)를 교전 당사자들에게 모두 팔고 있는 셈이다.
버크셔가 진영을 넘나들며 돈을 벌고 있는 삼성전자를 그대로 놔둘까? 전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병참 공급자는 언제는 승자다.
문제는 ‘합리적 가격’이다. 버핏이 2018년 삼성전자 투자를 할 때에도 크고, 강하고, 좋은 회사라면서 결정적으로 ‘합리적 가격’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PER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12개월 선행 PER가 6배라는 분석도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인덱스 PER는 20배가 훌쩍 넘는다. 한마디로 삼성전자는 아직도 싸다.
아벨이 보는 합리적 가격이 PER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단 판단이 서면 버크셔가 삼성전자를 쓸어 담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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